[포인트경제] 스마일게이트의 주력 계열사들을 통한 대규모 현금 확보가 단순한 자본 조정 이상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8조원대로 알려진 이혼 소송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이하 스마게엔터)는 올해 2월 출자금 반환을 목적으로 전체 발행 주식 9만9000주 중 9만7000주(약 98%)를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 홀딩스 6200억 현금 확보, 스마게엔터는 세금문제 위험
이에 따라 스마게엔터의 자본금은 5억원에서 1500만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스마게엔터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이하 홀딩스)는 이번 감자를 통해 6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스마게엔터는 현금성 자산의 급격한 감소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지만, 자본금 축소에 따른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개선된 재무 지표로 향후 투자 유치 및 IPO(기업공개) 등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스마게엔터의 이익잉여금이 재원으로 활용된 점은 세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감자 대금 지급에서 금액 중 주식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의제배당으로 간주돼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 요소에도 그룹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배경에 대해 투자 업계에서는 이를 감수할 만큼 전략적 이익이 크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게 측도 "글로벌 투자처와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 스마게알피지 현금 54배 급증, 권혁빈 역대급 배당
그룹은 지속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홀딩스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역시 현금·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48억원에서 2633억원으로 54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2월 말까지 총액은 3117억원으로 늘어났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단기은행예치금은 지난해 말 대비 1200억원 가량 증가해 2962억원에 달한다.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역대급 배당금도 이목을 끌었다. 권 CVO가 지난해 성과에 대한 주주보상으로 받은 배당금은 1000억원 규모로, 중간배당으로 받은 303억원에 이어 올해 3월 말 기말배당으로 696억원을 챙겼다. 2024년 회사의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이 44.3% 감소한 반면 배당금은 80% 증가한 수치다.
▲ 이혼소송 제기 직후 자회사 4곳 흡수합병...감정평가액↓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지주사로 이동시키고 있는 그룹의 변화를 권 CVO의 이혼 소송과 연관 짓기도 한다. 이혼 과정에서 희석될 지분가치 확보 차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수면 위로 드러난 스마게 권 CVO 부부의 이혼 소송은 최대 8조원대까지 산정된 재산 규모가 이슈가 됐다. 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 기간만 약 1년이 걸렸고, 기준 및 합병 적용 등에 따라 4조9000억원에서 8조160억원 등으로 평가금액이 갈렸다.
홀딩스는 2022년 11월 이혼 소송이 제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2월 30일 자회사 스마게메가포트·스마게스토브·스마게메가랩·에스지피엠 등 4개사를 흡수합병했다. 이 합병은 감정평가액을 최소 8000억원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권 CVO의 배우자 이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며 권 CVO가 가진 홀딩스 지분 절반을 요구했다. 이씨가 제기한 이혼 소송 전 권CVO의 스마게 지분 33.3% 등에 대한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또한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 권 CVO, 지분 확보 과정서 배우자 배제..."이혼도 먼저 요구"
소송에서 이씨의 스마게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강대 동문인 둘은 지난 2001년 결혼 이후 2002년 6월 스마게를 창업하며 지분을 권 CVO가 70%, 이씨가 30%로 나눠 보유했다. 그러나 이후 유상증자가 반복되면서 이씨가 2010년까지 보유한 지분율은 3.03%까지 감소한 반면 권 CVO의 지분율은 96.67%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의무적인 주주 통지를 받지 못했고, 신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이후 이씨가 임신 등으로 대표이사직을 넘기고 물러난 사이 권 CVO는 스마게 지분 100%를 확보하고 1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씨에 따르면 2012년 말 회사 지배권을 모두 확보한 권 CVO는 먼저 이혼을 요청했다. 이씨는 자녀가 어리다며 거절했으나 지속적인 이혼 권유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2019년 이씨가 두 자녀와 싱가포르로 이주한 것에 대해서도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는 권 CVO와의 말과는 달리 강제로 보내졌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재무적 움직임과 과거 권 CVO의 지분 확보 과정, 그리고 그의 이혼 소송 진행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대규모 현금 확보는 재산 분할에 대비한 권 CVO의 이혼 소송 전략 차원이라는 시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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