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7시즌간 62승과 953이닝, 865탈삼진. 메릴 켈리(37,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어쩌면 팀에서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켈리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2이닝 6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하며 시즌 6패(9승)를 떠안았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이 됐을 뿐, 투구내용은 좋았다. 2회 3루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의 실책 이후 오닐 크루즈에게 몸쪽 91.4마일 커터를 던지다 우중월 투런포를 맞은 게 옥에 티였다. 3회에는 무사 1루서 앤드류 맥커친에게 91.4마일 싱커를 낮게 구사해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유격수 헤랄도 페르도모가 기 막힌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걷어냈다.
4회 2사 후에는 키브라이언 헤이즈에게 구사한 91.9마일 싱커가 가운데로 들어갔다. 우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를 중견수 코빈 캐롤이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7회 2사 1,3루 위기서 마운드를 넘겼으나 자책점은 1점으로 확정됐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켈리의 포심 평균구속은 92마일이다. 대신 포심과 비슷한 비율로 구사하는 체인지업과 커터의 위력이 대단하다. 싱커, 커브, 슬라이더까지 구사한다. 싱커만 피안타율 0.333이고, 체인지업과 커터의 피안타율은 0.176, 0.125에 불과하다. 아울러 체인지업과 커터의 수직무브먼트가 리그 평균보다 3.4인치, 3.0인치 더 좋다.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시절만 해도 이 정도로 정교한 투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애리조나로 건너간 뒤 7년간 진화를 거듭했다. 2+2년 1450만달러, 2+1년 2500만달러 계약을 차례로 마무리하는 시즌. 마침 애리조나가 리빌딩에 나서면서 켈리가 포스트시즌 컨텐더 구단으로 가기 일보 직전이다.
이미 애리조나는 1루수 조쉬 네일러를 시애틀 매리너스에 보내고 유망주들을 받으면서 미래 대비를 시작했다. 켈리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가장 어울린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대부분 미국 언론이 켈리의 트레이드를 기정사실화한다.
그렇다면 이 경기가 내달 1일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켈리의 애리조나에서의 마지막일 수 있다. 올 시즌 22경기서 9승6패 평균자책점 3.22, 메이저리그 통산 162경기서 62승50패 평균자책점 3.74. 작년에 어깨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기도 했지만,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모든 선수 중 켈리처럼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전무하다. 역수출 신화의 원조이자 레전드다. 켈리를 데려가려는 팀들은 당연히 이런 히스토리를 안다.

흥미로운 건 애리조나가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 켈리를 다시 붙잡을 수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전망이다. 켈리와 애리조나 모두 서로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게 미국 언론들 보도다. 그게 사실이라면 켈리와 애리조나의 이번 이별은 ‘잠시만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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