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국책은행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당국 조직개편과 맞물려 국책은행장 인선에 시간이 걸리고, 이에 따라 ‘수장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권 초기인 만큼 ‘코드인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6일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3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새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안종혁 수석 부행장 직무 대리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산업은행도 강석훈 전 회장이 6월 초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임명은 아직 안갯속이다. 산은은 김복규 수석 부행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관례로 볼 때 오는 12월쯤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회장과 기은 행장 제청권은 금융위원장이 갖고 있다. 수은 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책은행 차기 행장 자리에 외부 관료 출신이 올지 내부 출신이 오를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아직까지 후임 인사에 대한 뚜렷한 하마평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은행 출신의 발탁을 기대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김성태 등 5명의 행장 가운데, 윤종원 행장을 제외한 4명이 내부 출신이다.
수은도 윤희성 행장이 역사상 첫 내부 출신 수장이 되면서 관료 중심 인사를 벗어났다. 윤희성 행장은 수출입은행에서 홍보실장과 국제금융부장, 자금시장단장을 거쳐 혁신성장금융본부장까지 지내며 퇴임 후 다시 돌아왔다.
산은에서는 아직 내부 출신이 행장이 된 사례가 한번도 없다.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만큼, 정권교체 때마다 실세 회장들이 임명돼왔다. 이들은 종종 조직 내부와 마찰을 빚었고, 정책 집행 지연이라는 부작용을 반복해왔다. 직전 산은 행장인 강석훈 회장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문제로 임기 내내 노조와 대립했다. 대규모 인력 이탈까지 나타나면서 경쟁력마저 약화됐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만 내부 승진 사례가 없는데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 행장이 나와 직원들과 원만하게 소통하면서 국가정책에도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부행장들이 앞장서 직원 반대가 컸던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이나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해 마땅한 내부 출신 인사 역시 부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권 초인 만큼 정권의 경제정책기조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들이 등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른 국가기간산업 구조조정과 경제 체질 개선을 함께 이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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