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끈질기게 싸웠다."
20년 전에 상상이나 했을까. 45세 베테랑 투수 리치 힐(캔자스시티 로열스)이 해냈다.
힐은 지난 23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팀이 0-6으로 패하면서 힐은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의 쓴맛을 봤지만 힐의 등판 자체가 감동이었다.
20년 전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리글리필드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힐은 2024시즌이 끝난 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이 만료됐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캔자스시티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후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이너에서 몸을 끌어올렸고, 이날 등판했다. 마이너에서는 11경기 4승 4패 평균자책 5.22를 기록했다.

기록을 만들었다. 일단 캔자스시티는 힐의 14번째 팀. 에드윈 잭슨이 세운 기록과 타이다. 즉 14개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를 밟았다는 의미다. 힐은 컵스(2005~2008), 볼티모어 오리올스(2009), 보스턴(2010~2012, 2015, 2022, 2024), 클리블랜드 가디언스(2013), LA 에인절스(2014), 뉴욕 양키스(2014), 애슬레틱스(2016), LA 다저스(2016~2019), 미네소타 트윈스(2020), 탬파베이 레이스(2021), 뉴욕 메츠(2021), 피츠버그 파이리츠(2023),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23)에서 뛰었다. 올 시즌 제외, 메이저리그 통산 386경기 90승 74패 24홀드 평균자책 4.01을 기록했다.
또한 게일로드 페리를 제치고 캔자스시티 구단 역사상 최고령 등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 5월 27일 제이미 모이어(49세 191일)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령 선발 투수 2위다.
MLB.com은 "힐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타선을 상대로 끝까지 버텼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맷 콰트라로 캔자스시티 감독은 "그는 정말 끈질기게 싸웠다.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고, 2회에는 투구 수도 많았지만 경쟁력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힐은 "이번 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집에서 준비를 했다."라며 "계속 노력했다. 매일 경기장에 나가 다음 등판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고 있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게 매 시즌 나의 핵심 포인트였다. 경기장에 나갈 때마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다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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