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에서 '전독시'까지…이민호 "10년 뒤 '저 인간 참 괜찮다' 말 듣고파"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배우 이민호/MYM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10년 뒤 제 모습이요? 어떨지 모르겠어요. 대신 누가 봐도 '저 인간 참 괜찮다'는 평가는 듣고 싶어요. 인간으로서 그런 평가를 들으면 좋은 배우라는 평가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배우 이민호(38)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또 한 번 이름값을 증명했다. 2015년 '강남 1970'로 관객을 만났던 그가 더 깊어진 연기 내공을 지니고 스크린에 돌아왔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전독시') 이민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전독시' 이민호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호는 여러 번의 죽음과 회귀 끝에 홀로 살아남았지만 이로 인해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주인공 유중혁을 연기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유중혁이 갖고 있었어요. 비록 결과가 보장되지 않은 삶이더라도 주어진 상황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2018년 네이버 시리즈에서 첫 연재된 '전지적 독자 시점' 웹소설은 누적 조회수 2억 회를 기록했고,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연재됐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부담감보단 어떻게 해서든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크게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원작 팬들의) 거부감도 (원작을) 사랑하는 만큼에서 나오는 걸 텐데 그걸 다 해소시켜드릴 순 없지 않나.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주인공인 안효섭에 비해 적은 분량이지만, 등장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이민호는 "등장과 함께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설득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던 것 같다"면서도 유중혁 캐릭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민호/MYM엔터테인먼트

"등장과 함께 '내가 주인공이야'라는 느낌이 싫었어요. 캐릭터에 변주를 주고 작품의 색깔이 다 달랐는데도 '이민호는 주인공만 하네' '멋있어 보였으면 하네'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캐릭터라 고민이 됐죠. 그런데 저희 영화 안에서는 유중혁의 서사가 그리 많지 않아요. 서사가 적은 상태에서 유중혁의 내면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했어요. 감독님한테 말씀드렸던 건 유중혁은 어떤 순간에서도 처절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이 세계관의 진정성을 대변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이민호는 유중혁이 '전지적 독자 시점' 세계관을 대변한다고 해석했다. 캐릭터의 정서가 가벼워지면 세계관 자체가 가벼워질 수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멸망한 세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인물로 연기하려 했다. 후편이 제작된다면 유중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여 기대를 높였다.

'전독시' 이민호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호는 이 작품을 통해 안효섭과 호흡을 맞췄다. 10년 전 안효섭과 같은 소속사(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였던 인연이 있는 이민호는 "어렸을 때 봤던 효섭이의 눈빛이 그대로더라. 10년째 그대로인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만났을 때 '김독자' 그 자체로 보여서 조언할 지점이 없었다"고 뿌듯해했다.

앞서 안효섭은 이민호에 대해 '연예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효섭이가 말수가 많지도 않고 진정성 있게 얘기하는 친구라 생각한다"며 "형처럼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그래도 십수 년을 잘 지내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2006년 데뷔한 이민호는 올해로 데뷔 19주년을 맞았다. 22살이던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상속자들'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서른 초반에 '지금 이 에너지로는 앞으로의 10년을 건강하게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 대중에게 작품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했죠. 그러다 '파친코'를 만났어요. 이런 캐릭터라면 새로운 걸 느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한테 큰 영감을 줬어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추구하는 걸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죠."

한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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