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고영표(KT 위즈)가 2024년 부진을 씻어내고 완벽 부활에 성공했다. 그 비결은 역시 '체인지업'이다. 하지만 고영표는 '완벽'하지 못하다며 아쉬워했다.
2024시즌 직전 고영표는 KT와 5년 총액 107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 계약이다. 또한 2018년 황재균(4년 88억원)을 넘어서는 구단 최고액 계약이다.
고액 계약을 맺었지만 성적은 아쉬웠다. 고영표는 18경기 100이닝 소화에 그쳤다. 성적은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다.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날렸고, 돌아온 후에도 성적은 아쉬웠다.
거액 계약 첫 해 부진으로 부담이 컸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시즌 구슬땀을 흘렸다. 2025년은 꼭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또한 스프링캠프에서 좌타자를 잡기 위한 신무기 '커터'까지 장착했다.

노력의 결실을 봤다. 고영표는 전반기를 16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통산 5호 완봉승이자, 세 번째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6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통산 100호 퀄리티 스타트 대업을 달성했다.
비결은 돌아온 '체인지업'이다. 2021시즌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고영표는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때 고영표의 체인지업 구종가치는 19.2로, 리그 전체 2위였다. 1위는 22.0을 적어낸 원태인. 고영표는 2022시즌(20.9)과 2023시즌(23.3) 모두 1위를 석권했다. 말 그대로 '체인지업 마스터'가 된 것. 지난 시즌은 7.9로 뚝 떨어졌다. 올해 17.5를 마크하며 리그 1위를 탈환했다.(2위 코디 폰세 14.2)
최근 '마이데일리'를 만난 고영표는 "건강하게 시즌을 돌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닝 소화도 괜찮게 하고 있다. 고무적인 시즌"이라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전반기가 만족스러웠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완벽주의 성향이다. 아쉬운 부분이 항상 많이 남는다"라면서 "볼넷(BB/9 1.26→1.90)이 좀 늘어났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1.34)이 기준보다 좀 높다. 이유가 피안타와 볼넷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늘어난다는 건 투구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다는 의미다. 자주 그런 모습이 나와서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답했다.


전반기 유독 안 풀리는 경기가 많았다. 5월 2일 수원 키움전이 그랬다. 이날 고영표는 무수한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며 무려 16피안타를 맞았다.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6이닝 5실점 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찍어냈다. 올해 10+피안타 경기는 세 번이고, 그중 두 번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피안타 소나기에서 버티는 비결은 강한 멘탈이다. 고영표는 "불만족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상대를 해야 한다. 위기 상황 속에서 벗어나려고 집중을 해야한다. 안 좋지만 해내야 된다는 멘탈이나 마인드로 헤쳐 온 것 같다. (해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원동력이다"라고 했다.
올해 체인지업은 어떨까. 고영표는 "들쭉날쭉했다. 헛스윙 비율이 높아지는 건 좋다. 삼진도 페이스가 평소에 비해서는 높다"라면서도 "전반기 체인지업은 고첨이 높았지만 저점도 낮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고영표는 "(저점과 고첨의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좋지 않을 때 피안타가 많다. 저는 고점을 바라보고 한다. 고점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이 많아졌기 때문에 헛스윙 비율이 높아졌다 생각한다"며 "피칭 스타일이 체인지업 비중이 높다. 그만큼 중요하다. 저점이 더 낮아져 버리면 피안타가 많아진다. 그래서 체인지업이 후반기 숙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막판 불펜진이 집단 난조를 보였다. '투수조 조장' 고영표는 어떤 말을 해줬을까. 그는 "훈련할 때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을 해서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했다"며 "제가 들어줄 수 있는 말이 있으면 들어주려고 했다. 야구를 하면서 혼자 안고 가면 너무 힘들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강렬한 말을 남겼다. 고영표는 "무더위 속에서도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KT가 이제 남은 시즌 동안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내겠다. 지금은 5등에 머물러 있지만 4등, 3등 치고 올라가서 포스트 시즌 때 또 마법 같은 야구, 원하시는 극적인 도파민 터지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마무리가 중요하다. 고영표의 전반기는 훌륭했다. 후반기도 그럴 수 있을까. 체인지업에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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