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
'배이스' 배제성(KT 위즈)이 후반기 팀의 첫 선발로 등판한다. 배제성은 빠른 승부를 포인트로 잡았다. 전반기 '최강 투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증명하려 한다.
KT는 17~20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와 4연전을 펼친다.
17일 배제성이 선발로 출전한다. 지난달 상무에서 전역한 배제성은 4경기(2선발)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이다.
'6선발' 자원으로 낙점을 받았다. 앞서 이강철 감독은 "6선발을 가려고 한다. 애들도 지치는 것 같다. 한 달 정도 하다가 승부처가 오면, 매일이 승부처지만, 6명 중 좋은 애들은 5일턴으로 돌고 힘들면 하나씩 빼주고 그렇게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시즌 첫 5이닝 투구. 82구 역시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다. 앞선 등판에서 차근차근 투구 수를 끌어올렸고, 선발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 다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배제성은 "(8일)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했다. 경기 전에 그렇게 플랜을 짜고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2회에 사고가 크게 나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5회는 채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배제성은 2회에만 2피안타 2볼넷을 헌납, 1점을 내줬다. 투구 수는 무려 36구에 달했다. 2사 만루에서 조형우와 10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것이 컸다.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3회를 9구, 4회를 16구로 넘긴 배제성은 5회에도 등판해 11구 만에 이닝을 끝냈다.
배제성은 "4, 5회 때가 (공이) 더 좋았던 것 같다. 1회도 좋았는데, 2회 때 너무 많이 던지고 날씨도 덥다보니 앞도 살짝 노래지고 어지러웠다. 3회를 어떻게 잘 넘어가서 4, 5회가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회에 대해서는 "맞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조형우에게 사실 본격적으로 (승부)했는데 투구 수를 10개나 빼앗겼다. 어찌 됐건 제가 승부에서 진 것이다. 계속 좋은 공을 커트하고 잘 골라서 나가서 그것 때문에 좀 힘들었다. 그거 외에는 괜찮았다"고 했다.

배제성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높은 타점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헛스윙과 약한 타구를 만든다. 하지만 현재 슬라이더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제성은 "슬라이더 던질 때 통증이라기보다는 저도 모르게 몸에서 약간 브레이크를 주는 것 같다. 그래서 한창 좋았을 때 만큼의 슬라이더가 안 나와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 직구 구위라든지 체인지업이 제 생각대로 잘 들어가 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구속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배제성의 평균 구속은 2023년 141.6km/h에서 올해 145.5km/h로 상승했다. 공이 빨라지면 자연스럽게 슬라이더도 구속이 오른다. 그런데 배제성의 슬라이더는 129.2km/h에서 131.1km/h로 패스트볼만큼의 변화는 없다.
배제성은 "직구 구속이 올라오는 만큼 슬라이더 구속도 올라와야 하는데, 제가 안 좋을 때 정도의 구속으로 나오고 있다. 슬라이더를 던질 때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잡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7일 한화전은 드디어 '100구'를 소화할 수 있을까. 배제성은 "한번 봐야 될 것 같다. 컨디션이 하루하루 다르고 이닝마다 다르더라. 제가 사실 노(NO)를 잘 안 한다. 무조건 예스맨인데 올해는 바로바로 예스하기가 좀 힘들더라"고 했다.
이닝이 늘어나면 구속이 떨어지는 증상이 있었다. 배제성도 지난 6월 19일 KIA전 첫 등판을 마친 뒤 '팔이 더뎌진다'고 표현했다. 8일은 구속 저하를 찾아볼 수 없었다. 1회 평균 145.9km/h를 뿌렸고, 5회에도 평균 145.9km/h를 구사했다. 배제성은 "던지면서 점점 괜찮아질 것 같다. 선발로서 완벽하게 빌드업이 된 상황은 아닌데 시합 때 던지면서 자연스럽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제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2023년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5.46개로 매우 많았다. 올해는 3.14개로 크게 줄었다. 이강철 감독도 달라진 배제성의 컨트롤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배제성은 "2023년도 군대 가기 전에는 너무 안 좋았다. 할 변명도 없다. 그런데 그전에는 볼넷은 조금 있을지언정 커맨드가 안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기를 어렵게 풀어 나가는 경향은 있지만, 안타 허용을 하지 않으면서 최소 실점을 목표로 했다"면서 "이제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 점수 1~2점을 주더라도 빠르게 승부를 볼 수 있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답했다.
ABS도 전략 변화에 영향을 줬다. 배제성은 "제 입장에서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지만 볼로 판정받은 공들이 이제 (ABS)존에 잘 걸려서 스트라이크가 된다. 심적으로 편하다. 저랑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경기를 이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저에게 주어진 임무 절반 이상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팬분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제 올 시즌 마지막까지, 또는 내년부터는 정말 강력한 모습 보실 수 있도록 준비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한화는 폰세를 선발로 예고했다. 폰세는 전반기 18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배제성은 폰세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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