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만 계시면 다 알아서 할게요"…안효섭X이민호가 자신한 '전독시' [MD현장]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거대한 세계관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레전드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 버전이 올여름 극장가에 출격한다.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 시사회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김병우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 'PMC: 더 벙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김 감독은 "처음에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 이걸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컸다. 김독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살아남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며 "관객들이 재밌게 즐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극장을 나설 때 영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안효섭은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결말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김독자 역을 맡았다. 김독자는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였던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연재가 끝나는 날, 소설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안효섭은 "사실 이렇게까지 큰 IP인 줄 몰랐다. 대본 자체로도 매력적이었다"며 "한국에서 실사화됐을 때 어떨지 기대가 됐다. 많은 기대를 받다 보면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고,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대본에 충실하는 거였다. 감독님, 스태프와 얘기 많이 나누면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 부끄럽지 않게 촬영했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 원작 팬분들, 일반 관객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안효섭은 김독자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부분도 밝혔다. 그는 "원작에 나오는 김독자를 끌고 와서 나만의 독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 하나로 모든 게 다 설명이 되는 작품이었으면 했다"며 "김독자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인물이라 생각했다. 시원명쾌하게 해결하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 그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현실적으로 헤쳐나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전지적 독자 시점'은 안효섭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처음 도전하는 장르다. 전작과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김독자가 주인공이지만 제일 주인공 같지 않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은 특별한 강점이나 매력이 있었는데, 김독자는 오히려 평범한 게 무기라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러 번의 죽음과 회귀 끝에 홀로 살아남았지만 이로 인해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역은 이민호가 연기했다.

이민호는 "의도치 않게 원작이 있는 작품의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다. 요즘은 성공한 IP가 콘텐츠화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다. 저의 경우 사랑받았던 기존 IP를 콘텐츠와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IP가 지향하는 방향성, 인물들의 정서를 훼손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 작품을 판타지라고 접근하지 않았고 '유중혁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 유중혁처럼 외롭고 쓸쓸하게 작업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후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도 밝혔다. 그는 "난 말보다 행동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 친구들한테 조언을 해주기보단 작품에 더 집중해서 임했다. 다들 성실한 친구들 아닌가. 한계를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현장이었다. 현장에서 자주 잘 만나지 못했는데, 진짜 유중혁처럼 관망하면서 '잘들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채수빈은 김독자와 함께 소설이 현실이 된 순간을 맞닥뜨린 유상아 역을 신승호는 강인한 힘과 방어력을 가진 군인 이현성 역을 맡았다. 이 외에 나나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희원 역을, 블랙핑크 지수가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며 따르는 고등학생 이지혜를 연기했다.

끝으로 김병우 감독은 "원작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불편한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무 부담이나 기대 없이 3호선 지하철에 앉아만 계시면 모든 사건들이 재밌게 일어날 거란 거다. 앉아 계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오는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