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흉물 '서진병원'…도심 한복판의 유령건물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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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시의회 이명노 의원(서구3)은 14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30년 넘게 방치된 서진병원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생 현안"이라며 광주시의 책임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서진병원은 1982년 서남대 의대 유치를 목표로 착공됐으나 1989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며 지금까지 방치된 건축물이다.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로 대지면적은 약 2000평에 달한다. 특히 서진여고·대광여고 등 학교와 주택가 인근에 위치해, 악취·소음·무단투기 등으로 주민과 학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해당 건물은 학생들의 통학로 앞에 있어 학부모 우려가 크며, 광주시는 법적 책임이 없다며 수년간 실태조사만 반복했을 뿐, 정작 정비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문제는 단순한 미관 훼손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의 방치 기간이 길어지면서 안전펜스는 낡고 CCTV도 없어 외부인이 쉽게 출입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청소년들이 한밤중에 무단 침입해 담력시험을 하거나 음주를 일삼는 등의 사건이 잇따랐고, 자살 시도나 유튜브 공포체험 촬영 장소로도 악용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했다.

이 의원은 '공사중단 장기방치건축물 정비법'을 언급하며 "광주시는 법적으로 철거나 권리 취득 등 직접 조치가 가능하다"며 "2025년까지 대책이 없으면 철거 결단을 내릴 의지가 있는지"를 강기정 시장에게 물었다.

하지만 강 시장은 "사유물 철거는 실익이 있어야 가능하며, 현재로선 철거나 권리 취득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은 "계속 판단을 미룬다면 이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행정의 책임 회피"라고 지적하며, 민간 협의와 건축분쟁전문위원회 중재 등 적극적인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서진병원 문제는 도시 미관, 학생 안전, 주민 불편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으로, 광주시 도시 정책의 방향성과 책임성을 평가받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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