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두산 베어스 잭 로그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91구,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확보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승을 수확 중이었던 로그는 롯데에게만 2승을 손에 쥘 정도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롯데는 우타자만 8명을 배치하는 파격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로그의 투구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오히려 롯데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로그는 경기 시작부터 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보냈으나, 때마다 병살타로 롯데의 공격을 잠재우며 순항했고, 5회에는 갑작스럽게 제구에 난조를 겪으며 1, 2루에 몰렸으나, 결정적인 한 방을 억제하며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 요건을 갖췄다.
5이닝을 던지는 동안 투구수가 50구에 불과했던 로그는 내친김에 완봉을 노려봐도 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로그는 6회에도 롯데 타선을 상대로 네 번째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을 마크했고, 7회에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로그는 8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첫 타자 박재엽을 삼진 처리하며 KBO리그 데뷔 최다이닝을 마크,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졌다.

8이닝 91구. 로그는 완봉을 위해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였는데, 9회초 공격이 너무나도 길었던 탓일까. 두산은 로그가 아닌 육성선수 출신의 '루키' 김한중을 투입해 뒷문을 걸어잠갔고, 로그는 8이닝 무실점으로 5승째를 수확하며 전반기를 마치는데 만족하게 됐다.
미국 경력을 통틀어도 완봉승은 단 한 번 밖에 경험하지 못했던 로그. 9회 등판 불발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그는 "9회에도 나가기로 예정이 돼 있어서 아쉽긴 했다. 그런데 9회초 득점이 많이 나오면서, 투수코치님이 쉬는 방향이 어떠냐고 물으셨고, 그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래도 두 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특히 경기 후반 점수도 많이 내는 모습에서 점점 두산 베어스의 색깔이 나오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로그는 올해 롯데로만 벌써 3승째다. 이쯤되면 '롯데 킬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 롯데에게 유독 강한 비결이 있을까. 그는 "특별한 비결은 따로 없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가장 자신 있을때 던지는 것이다. 롯데가 공격력이 좋은 팀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특히 이날 주자가 나갈 때마다 4개의 병살타를 유도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로그는 "일부러 더블플레이를 유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땅볼을 유도하는 편이다. 병살이 되려면 운도 많이 따라줘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야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에 발을 담그면, 습도 높은 무더위와 음식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로그는 조금 다르다. 음식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 음식은 입에 너무 잘 맞는다. 그리고 도전적인 정신이 있어서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곱창을 비롯해 돼지 특수부위, 멍게도 먹어봤다"고 싱긋 웃었다.
그렇다면 더위는 어떨까. 로그는 "더위에 익숙한 편이다. 미국 애틀란타에서도 뛰어 봤기 때문이다. 그래도 절대 시원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런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시즌 초반에는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로그. 하지만 전반기에만 18경기에 등판해 11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하는 등 5승 7패 평균자책점 3.23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남겼다. 로그는 "후반기 목표는 따로 없다. 다만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승리도 따라올 것"이라며 "내일(11일) 아내가 한국에 오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후반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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