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오 마이 갓, 땡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저스틴 벌랜더(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전반기에 7연패를 당했다. 승리는 없다. 7번째 패배 속 벌랜더는 희망을 봤다.
벌랜더는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4실점 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무승 7패다.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70을 적어냈다. 승운이 유독 따르지 않는다. 지난 4월 21일 LA 에인절스전(6이닝 1실점), 5월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6⅓이닝 2실점), 5월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6이닝 2실점), 6월 3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6이닝 1실점)이 대표적이다. 이 경기는 모두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구위도 아쉽다. 직전 등판인 5일 애슬레틱스전 3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6실점 난타를 당했다. 이날을 포함해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이 4번이나 된다.

이날 등판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벌랜더는 1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2회 선두타자 알렉 봄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다. 여기서 3루수 맷 채프먼이 송구 실책을 범해 봄이 2루까지 향했다. 닉 카스테야노스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봄은 3루까지 진루. 맥스 케플러는 유격수 땅볼로 아웃. J.T. 리얼무토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벌랜더는 브라이슨 스탓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3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벌랜더는 4회 선두타자 브라이스 하퍼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흔들리지 않고 세 타자를 모두 돌려 세웠다. 5회 1사 이후 스탓과 브랜든 마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트레이 터너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채프먼이 3루수-1루수 병살을 노렸는데, 송구 실책이 나와 터너는 살았다. 카일 슈와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 다시 실책이 엮여 점수를 헌납했다. 선두타자 하퍼가 2루타를 쳤다. 봄은 2루수 직선타로 아웃. 카스테야노스 타석에서 폭투가 나왔다. 이어 카스테야노스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케플러 타석에서 카스테야노스가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 앤드류 키즈너가 송구 실책을 범했고, 카스테야노스는 3루에 안착했다. 1사 3루에서 케플러의 뜬공이 나왔고, 카스테야노스는 홈을 밟았다. 리얼무토의 중견수 뜬공을 마지막으로 이닝이 끝났다.
7회부터 조이 루케이시가 등판, 벌랜더는 이날 임무를 마쳤다. 샌프란시스코는 0-13으로 완패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다루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벌랜더는 이처럼 불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올 시즌 들어 가장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벌랜더는 "첫 공이 시속 96마일(약 154.5km/h)이었다. 그 순간 '오 마이 갓, 땡큐(Oh, my god, thank you)'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디셉션(숨김동작)'을 위해 투구폼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벌랜더는 글러브에서 공을 더 빨리 꺼내는 연습을 해왔다. 타자에게 공이 너무 일찍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벌랜더는 수차례 불펜 세션에서 이 메커니즘을 반복해 연습해 왔고, 실제 경기 속 빠른 템포 속에서도 잘 작동하는 걸 확인하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직전 등판 부진 이유도 '디셉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디셉션 부족으로 금방 구종이 노출됐고, 애슬레틱스 타자들이 손쉽게 공을 때렸다는 것.
벌랜더는 "그동안 정말 많은 걸 찾아 헤맸다. 쉽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 왔다. 이번 메커니즘 수정이 제가 후반기에 반등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타이밍이 전부다. 투수가 바라는 건 타이밍을 맞추고 앞으로 나가서 던지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타자들이 공을 일찍 보지 못하고, 공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느낀다. 오늘은 그런 스윙이 많이 나왔다. 원하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특정 카운트에서 직구로 보이게 던졌는데 헛스윙을 유도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구종이 잘 먹혔다"고 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올해 들어 가장 좋은 구위였다. 하지만 우리가 수비도 잘 못했고 득점도 하지 못했다. 벌랜더가 등판할 때면 늘 이런 패턴이다"라면서 "지금쯤이면 최소 몇 승은 했어야 할 텐데, 아직도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선수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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