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어려움 있었다" 세차장 알바했던 시련→韓 8월 MVP로 '인생역전'한 롯데 159km 복덩이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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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감보아가 3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선발 기회 주신 롯데에 감사"

KBO는 8일 "롯데 자이언츠 알렉 감보아가 6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롯데 선수로는 2023시즌 4월 나균안 이후 2년여 만의 월간 MVP이며, 시즌 중간 합류한 외국인 투수로는 2023시즌 8월 KT 위즈 쿠에바스 이후 두 번째 수상"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감보아는 올 시즌 중 '좌승사자' 찰리 반즈를 대신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고, 마이너리그 성적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장점도 확실했다. 최고 159km의 엄청난 볼을 뿌린다는 것과 선발 역할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첫 등판은 분명 아쉬었다. 지난 5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베일을 벗은 감보아는 투구 전 허리를 숙이는 치명적인 루틴으로 인해 '트리플 스틸'을 허용하는 등 4⅔이닝 동안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너무나 명확한 문제점을 드러낸 뒤 감보아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거듭났다.

6월 첫 등판이었던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첫 승을 수확하더니, 두산 베어스(6⅔이닝 2실점)-SSG 랜더스(6이닝 1실점)-삼성 라이온즈(6이닝 1실점)-NC 다이노스(5⅔이닝 5실점 2자책)와 맞대결에서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고, 5월에만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월간 MVP를 손에 쥐었다.

이후 흐름도 좋다. 전완부 불편함으로 인해 전반기를 일찍 마무리하게 됐으나,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서도 감보아는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7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 알렉 감보아./부산 = 박승환 기자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감보아가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8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감보아는 월간 MVP 수상에 대해 "정말 기분이 좋고 영광이다. 특히 기자분들께서 이렇게 많이 투표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 30표를 받은 것을 봤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많이 받은 걸 봤고,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원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 편인데, KBO리그 공인구가 손에 잘 맞았기 때문에 더 잘 적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감보아는 상금 300만원을 선수단과 함께 나누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방금까지도 상금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했었다. 300만원을 받게 된다면, 팀을 위해서 회식비로 쓴다던가, 다른 선수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도를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6월 5번의 승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는 무엇이었을까. 감보아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는 사직구장에서의 첫 선발 등판이었다. 당시 좋은 모습을 보였고, 형들도 와 있었기 때문에 훨씬 기억에 남는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타자는 삼성의 르윈 디아즈, 키움의 송성문이다. 상당히 상대하기 어려웠던 기억이다. 다만 우리 레이예스를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에 입국한지 두 달도 안 됐지만, 감보아는 이미 롯데와 한국 적응을 마쳤다. 특히 선수들과 함께 있을 땐 한국어도 배우고, 사용할 정도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미 '캡틴' 전준우를 향해 "준우 형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하는 영상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감보아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수고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래요, 많이 좋아, 많이 더워, 동생, 친구, 형" 등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는 "응원 문화에 적응도 많이 했다. 첫 등판이 대구였는데, 그때 많은 걸 보고 느꼈다. 길거리에서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데, 미국에선 이런 경험이 없었다. 나를 알아봐 주시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내가 야구장에서 보이는 모습이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감보아가 선발등판 하고 있다./마이데일리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 감보아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감보아는 미국에서는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았던 선수다. 롯데행을 택한 이유에는 물론 금액적인 면도 있었지만, '선발'이라는 보직에 대한 욕심도 분명 있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에는 야구장에 출근을 해도 내가 어떤 역할을 가질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즉흥적으로 통보를 받았었는데, 이제 확실하게 선발로 루틴을 갖고 나갈 수 있어서 훨씬 좋다. 선발 기회를 준 롯데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마이너리그 환경이 열악한 만큼 감보아는 지난해 겨울 세차장 알바를 뛰기도 했던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비시즌은 금전적으로 항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당시 형들과 같이 집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나도 수익이 필요했기 때문에 세차장에서 일을 했었다. 또 세차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서 돈을 벌고자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바람으로선 시즌 중에 합류하게 된 만큼 전반기를 끝까지 채워주는 것이었을 터. 하지만 전완부 불편함으로 인해 현재 감보아는 휴식을 부여받았다. 그렇다면 몸 상태는 어떨까. 그는 "지금 몸 상태는 좋은 편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후반기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몸 관리 잘 하겠다"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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