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26, LA 다저스)의 위기.
김혜성이 확실히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김혜성은 5월에 빅리그에 콜업된 뒤 기적과도 같은 행보를 보여왔다.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무조건 벤치를 지켰고, 우투수가 나와도 선별적으로 선발 출전했다. 언제 어떤 형태로 경기에 나갈지 모르니, 컨디션 관리가 상당히 어려웠다.
더구나 김혜성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겪는 모든 경험이 다 처음이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시즌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5월 21경기 45타수 19안타 타율 0.422 2홈런 7타점 OPS 1.058 4도루, 6월 16경기서 36타수 12안타 타율 0.333 5타점 3득점 OPS 0.857 3도루를 기록했다.
때문에 MLB.com 전문가들의 지난달 모의투표에서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위표도 3표를 받았다. 그러나 김혜성은 7월 들어 하락세가 뚜렷하다. 6경기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 1도루다. 타점과 득점은 아직 없다.
따지고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위에서 겪는 어려움에 의한 부작용이 이제 왔다고 봐야 한다. 김혜성으로선 이 위기를 잘 극복해야 장기적으로 빅리그에서 롱런할 수 있다. 누구나 슬럼프는 있고, 극복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도 일종의 경쟁력이다.
다저스 수뇌부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원망스러워도 할 수 없다. 올해 김혜성을 백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김혜성으로선 현재 맥스 먼시와 키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슬슬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점이 뼈 아프다. 물론 에스테리우스 루이즈, 제임스 아웃맨이 빅리그에 가세하면서 김혜성과 출전시간을 어느 정도 나눠 갖겠지만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김혜성에게 지금의 상황이 여전히 기회일 수 있다. 확실한 멀티맨이라곤 김혜성과 미겔 로하스이니, 결국 다저스도 김혜성을 안 쓸 수 없다. 자꾸 타석에 나가야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다. 타석에 안 들어서면 슬럼프에서 탈출할 기회도 없으니, 자꾸 경기에 나가면 이 흐름을 끊어낼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렇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폼을 확 뜯어고쳤다. 레그킥을 거의 버렸고, 방망이 높이도 어깨에서 가슴 부근으로 살짝 내렸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와 비슷한 매커닉으로 바꿔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이게 자신만의 확실한 타격폼이 됐다면, 그걸 일관적으로 보여주면 다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안 좋을 때 이리저리 흔들리고 폼을 바꾸는 게 최악이다. 김혜성이 역설적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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