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나혜 인턴기자]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새롭게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라인 전자 판독기가 또다시 오작동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남자 단식 8강 경기에서 '서브 동작'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사건은 8일(현지시간), 테일러 프리츠(27·세계 5위·미국)와 카렌 하차노프(29·20위·러시아)의 경기 도중 발생했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고 있던 프리츠가 네 번째 세트 첫 게임에서 15-0으로 리드하던 상황. 이때 프리프의 서브에 대해 전자 판독 시스템이 잘못된 '폴트' 판정을 내렸다.
주심 루이즈 아제마르엥젤은 즉각 경기를 중단시키고 시스템을 점검한 뒤, "시스템 고장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재경기한다. 현재는 정상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잉글랜드 클럽 측은 "볼보이·볼걸(BBG)이 네트를 넘는 사이, 서브 동작이 시작돼 시스템이 플레이 시작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프리츠는 이후 집중력을 되찾으며 하차노프를 3-1(6-3 6-4 1-6 7-6(7-4))로 제압, 생애 첫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했다.
◆ AI 심판, 정말 믿을 수 있나?…이틀 전에도 '오심' 판정

윔블던은 올해부터 선심을 전면 배제하고 AI 기반 라인 전자 판독기를 도입해 전 경기 인·아웃 판정을 맡기고 있다. 코트에 설치된 약 450대의 고속 카메라가 공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판정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정확도를 자랑하던 이 시스템이 대회 중 연이어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선수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엔 여자 단식 16강 경기 중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34·50위·러시아)와 소네이 카텔(24·51위·영국)의 경기에서 라인 밖으로 벗어난 샷에 '아웃' 판정이 내려지지 않아 게임을 빼앗긴 파블류첸코바는 "게임을 도둑맞았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 프리츠 vs 하차노프, AI 판정에 엇갈린 입장

이번 오작동에 대해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하차노프는 "나는 인간 선심에 선호한다. 그들이 없으니 코트가 너무 외로워졌다"며 AI 판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AI는 완벽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리츠는 "문제는 어디서든 생길 수 있다"면서도 "적어도 경기를 하며 챌린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전자 판독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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