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AC 잡고,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총력전…LG전자, AI시대 '압축 성장' 예고

마이데일리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냉난방공조(HVAC)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솔루션 등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냉난방공조(HVAC)는 질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칠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7조원에서 2028년 3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2027년 12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글로벌 칠러 시장 공략을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용 액체냉각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HVAC 사업을 AI 시대 B2B 전략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2년 내 칠러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해 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에서 HVAC 중심의 B2B 사업을 분리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내는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전자는 기존 가정용, 상업용을 넘어 산업발전용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본부 출범을 통해 HVAC 사업에 맞는 현지완결형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HVAC 사업에 맞는 현지완결형 구축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상품 기획 판매 서비스까지 현지에서 하는 현지완결형 체제 강화가 미션으로 해외에 있는 HVAC 아카데미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고 이는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는 이날 LG사이언스파크 연구단지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HVAC 설루션 적용 현장을 처음으로 국내 언론에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약 25개 크기인 17만 여㎡(약 5만3000평) 부지에 건설된 26개 연구동으로 이뤄졌다. 연구동의 연면적은 111만 여㎡(약 33만 5000평)에 달하는데 LG사이언스파크 내에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칠러(냉동기), 빌딩 관리 시스템(BMS)을 포함해 LG전자 자회사인 에이스냉동공조의 공기조화기(AHU), 터미널 유닛(ATU) 등이 설치돼있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의 효율적 열관리를 위해 △CDU를 활용해 칩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냉각 솔루션 △칠러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낮추는 공기냉각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을 위해 다수의 CPU, GPU를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발열량도 높아 액체냉각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왼쪽)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솔루션인 CDU(냉각수 분배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LG전자는 CDU에 자체 부품 기술인 '코어테크'를 적용했다. LG전자의 CDU는 가상센서 기술이 적용돼 주요 센서가 고장 나더라도 펌프와 다른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고장이 난 센서 값을 바로잡아 냉각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작동시킨다.

LG전자는 올해 초 평택 칠러 공장에 실제 데이터센터 서버 환경과 유사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마련해 냉각 솔루션 성능 향상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액체냉각 기술 실증 단계를 진행 중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잡은 수주 목표는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칠러 사업은 데이터센터까지 외연을 넓혀 2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최근 칠러는 산업용으로 대형화하며 국내외 원전을 비롯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공장에도 도입되고 있는 만큼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CDU를 발판 삼아 글로벌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에 액체냉각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사장은 "엔비디아 인증 절차를 협의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며 "CDU가 만드는 파생 제품도 많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해외, 국내 컨소시엄을 구성해 극한 지역에서도 성능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사장은 "HVAC 사업은 히트 상품 하나로 번쩍이는 사업이 아닌 오랜 경험과 시장에서의 기술 검증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하는 분야"라며 "LG전자가 갖고 있는 오랜 경험과 기술을 통해 더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래스카, 하얼빈 등에서도 실험이 진행 중이며 지난주에는 사우디 국립대학과 극서지에서 제품 성능 검증을 마쳤다"며 "해외 국내 유수의 글로벌 공조 컨소시엄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도 현지 맞춤형 전략과 밸류체인을 강화한다. 국내 창원에만 있던 HVAC 제품 개발 전담 조직을 올해 내 인도에 신설해 인도와 인근 국가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 부사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 구독 등 비하드웨어(Non-HW) 영역 확대 등 순차적 인수로 사업체질을 다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LG전자는 HVAC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분야에서 순차적 인수를 검토해 사업 역량과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ES본부가 앞으로 시대 흐름에 맞춰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며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해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루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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