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이런 욕심을 계속 냈으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 김도현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직이 확실치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을 비롯해 지난해 5승 7패 평균자책점 4.44를 마크하며 경쟁력을 선보인 황동하까지 두 명의 자원을 마지막까지 경쟁에 붙였던 까닭이다. 그만큼 둘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김도현은 시범경기 2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23, 황동하는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50을 마크했다.
그 결과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에게 5선발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는 '선택 적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도현은 시즌 첫 등판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6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이더니,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45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5월에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4.00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도현은 지난 6월 5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는 7이닝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도 매우 훌륭하게 매듭지었다.
김도현은 필승조가 모두 휴식을 부여받은 상황에서 지난 5일 롯데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통산 맞대결에서 롯데를 상대로 매우 약한 모습이었던 김도현. 하지만 올해는 5일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0.84를 마크할 정도로 매우 강했고, 그 면모가 이어졌다. 김도현은 경기 초반 제구에 애를 먹으며 다소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서 3회부터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김도현은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가볍게 승리 요건을 손에 쥐었고, 6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13-0으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2사 이후 박승욱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처음으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보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7이닝 무실점으로 4승째를 확보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현은 '전반기를 평가해 달라'는 말에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를 반복했다. 하지만 전반기 마무리를 잘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제 더 잘 준비해서 후반기에는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며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준비를 잘하면서, 큰 목표를 갖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6일 경기에 앞서 이범호 감독이 김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령탑은 "타자들이 (김)도현이가 던질 때 점수를 많이 못 내줘서,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점수를 많이 내줘서 승리를 많이 했다면, 심리적으로 기분도 좋아지고, 덜 피곤했을 것이다. 굉장히 피곤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면서 전반기를 달려와 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꽃감독은 김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바로 조금 더 '욕심'을 내라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도현이에게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어제도 (7회에) 바꿔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7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라는 의미에서 던지게 했다. 아까도 잠깐 만나서 이야기를 했지만, 7이닝을 던질 수 있으면 꼭 7이닝을 던지려고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승리 기회가 왔으면 꼭 승리도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도현이 이런 욕심을 계속 냈으면 좋겠다. 실력은 지금 충분히 무한대로 갈 수 있다. 욕심도 더 내고, 승리를 많이 올릴 수 있는 그런 투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좌완천국' KIA에서도 '우완 에이스'가 충분히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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