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KIA가 너무 잘하고 있어.”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 브리핑 시간에 최대한 정제된 발언만 내놓는다. 한화를 제외한 다른 팀들 얘기는 당연히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 김경문 감독이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KIA 타이거즈 얘기를 꺼냈다.

김경문 감독은 “KIA가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도 지금 부상선수가 많은데, 그 뒤에 나온 선수들(함평 타이거즈)이 정말 그 절실함에서 나오는 노력들이 보인다. 그러니까 그 팀이 점점 힘이 붙어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의 코멘트는 짧았지만, 역시 핵심을 관통했다. KIA는 6월 15승7패2무로 승률 1위를 차지했다. 7월 첫 6연전도 4승2패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6월 이후 성적은 19승9패2무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나다.
김경문 감독의 말대로 KIA는 개막전부터 핵심멤버가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부진한 선수도 많았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백업들, 2군 멤버들을 끌어 썼지만, 이 선수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력이 쭉쭉 올라왔다.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고종욱, 이창진 등 외야에서 신데렐라가 무더기로 나왔다. 마운드에서도 부진하던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동반 상승세를 탔고, 성영탁이란 새로운 물건을 발굴했다. 신인 이호민도 심상치 않다.
최근 타 구단 한 감독은 지금 KIA가 함평 멤버들의 맹활약으로 오히려 상대 입장에서 경기를 준비하기가 까다롭다고 털어놨다. 작년 주축멤버들은 이미 장, 단점을 훤히 알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만, 지금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고, 최근 막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선발진이 시즌 내내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이범호 감독이 대타 카드로 잘 활용한다. 무엇보다 타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적극적으로 어드바이스를 하면서 기량 향상을 꾀하는 게 상당히 크다. 이를테면 김호령이 이범호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오픈스탠스를 버리고 스퀘어스탠스를 택하면서 컨택 능력과 장타력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그런 KIA는 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대승으로 LG 트윈스와 롯데를 따돌리고 시즌 처음으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물론 6일 롯데전 패배로 하루만에 다시 4위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LG, 롯데에 단 0.5경기 뒤졌다. 4위지만 사실상 2위 같은 4위다.
김경문 감독이 경계한 KIA와 김경문 감독의 한화가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에서 전반기 피날레, 빅매치 3연전을 갖는다. 1위와 4위의 맞대결이지만, 무게감과 분위기는 1~2위 맞대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김경문 감독이 KIA 얘기를 꺼낸 건 그만큼 KIA를 경계한다는 의미이고, 인정한다는 얘기다.

한화는 문동주, 엄상백, 황준서, KIA는 윤영철, 양현종, 제임스 네일이 선발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한화의 5승3패 우위. 전반적으로 한화가 힘의 우위를 앞세워 우세한 경기흐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KIA는 2024시즌 모드를 거의 회복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다. 이번엔 3연전 내내 팽팽한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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