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악몽의 6월을 겪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7월 반격의 조짐을 보인다. 그 중심에 '캡틴' 구자욱이 있다. 구자욱이 그간 부진을 털고 포효하기 시작했다.
2024년 구자욱은 더할 나위 없었다. 129경기에 출전해 169안타 33홈런 92득점 115타점 타율 0.343 OPS 1.044를 기록했다. 리그 2루타(39개) 2위, 타율과 타점 4위, 홈런 5위, 최다 안타 8위, 득점 10위에 해당하는 성적. 38홈런-40도루를 작성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없었다면 MVP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기에 2025시즌 기대가 더욱 컸다. 시즌 개막전부터 4타수 3안타 1홈런 3득점 4타점 맹타를 휘둘러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3~4월 타율 0.259(116타수 30안타)에 그쳤다. 5월은 0.236(89타수 21안타)으로 더욱 내려앉았다.

구자욱도 혼란스러워했다. 타격감이 이렇게 오락가락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난 5월 27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은 경기 전 맹훈련에 돌입, 선발이 아니라 후반 대타로 투입되기도 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본인의 의지다. 구자욱도 자기 뜻대로 안 되다 보니,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많이 있는데, 야구가 안 되니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6월부터 타격감이 올라왔다. 월간 타율 0.329(85타수 28안타)를 찍더니 7월 0.444(18타수 8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어느새 7경기 연속 안타다. 지난 6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5일 대구 LG 트윈스전까지 매 경기 안타를 신고했다. 기간 내 타율은 0.370이다. 팀 내에서 류지혁(0.345) 다음으로 높다.


타율만 높은 것이 아니다. 타구 방향에서 변화가 눈에 띈다. 7경기 동안 구자욱은 10개의 안타를 쳤다. 좌측 3개, 중앙 3개, 우측 4개다. 모든 방향으로 고루 타구를 뿌렸다. 구자욱은 주로 타구를 당기는 타자다. 올해 전체 안타 분포는 좌측 25개(28.7%), 중앙 16개(18.4%), 우측 46개(52.9%)다.
좋은 신호다. 당겨치기 일변도로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 좌타자 기준 타구를 좌중간으로 밀어칠 때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본다. 현재 구자욱이 그렇다.
르윈 디아즈도 밀어친 타구 비중이 늘며 성적이 상승했다. 디아즈는 3월까지 타율 0.226에 그쳤다. 밀어친 타구 비율은 15.4%에 불과했다. 4월 타구를 밀어치기 시작하더니 지금의 '괴물' 디아즈가 됐다. 박진만 감독과 '면담'을 한 시기와 겹친다.
물오른 타격감으로 4~5일 대구 LG 트윈스전 맹타를 휘둘렀다. 4일 3회 2사 1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쳤다. 5일 역시 6회 좌측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7월 삼성은 4승 1패로 포효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밀어치는' 구자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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