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초록마을, 기업회생 절차 돌입…"선제적 조치"

[프라임경제] 정육각이 누적된 적자로 자금난이 심화하자 기업회생 결정을 내렸다.

4일 정육각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김재연 정육각 대표와 경영진은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결정으로 정육각은 사업 재정비를 위해 일시 영업 중단한다. 향후 M&A(인수합병)를 포함한 사업 구조 재편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록마을은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 물류센터, 고객센터 등 핵심 사업 부문은 기존과 같이 운영된다. 고객 주문과 납품 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망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다만 일부 품목에 한해 공급 변동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 모니터링과 안내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육각 측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 유치 및 구조적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으나, 회사의 존속과 서비스 유지, 그리고 거래선 보호를 위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회생절차를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조적 재편·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회사를 멈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 가능성과 실질적 회복 여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책임 있는 방향으로 변화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육각은 2016년 설립해 축산물을 온라인으로 도축부터 배송까지 빠르게 당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도축 후에 한 달이 걸리는 고기 유통 구조를 대폭 단축한 초신선 물류 체제를 구축하며 주목받았다.

이를 통해 연 매출 200억원대로 성장한 정육각은 2022년 대상그룹의 유기농 식품 판매 업체 '초록마을'을 900억원에 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당시 국내 유통 대기업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기에 정육각의 인수는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를 위해 신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인수 이후 정육각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006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전보다 5배 상승했다. 그럼에도 누적 영업손실은 2021년부터 3년간 828억원에 달해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2023년에는 보유 현금이 6614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3월 정육각은 NH투자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신한캐피탈에서 초록마을 주식을 담보로 300억원 단기 자금을 조달하며 인수 자금을 충당했다. 그러나 누적된 자금난을 완벽하게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