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B’ 관절염 환자 위궤양 예방에도 효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적응증 확대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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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적응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내 제약사는 신약인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열해진 소화기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웅제약, HK이노엔 일제히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적응증 확대에서 성과를 거뒀다.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기존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위산분비 억제제다. 빠른 약효 발현과 긴 지속시간, 식사와 무관한 복용 편의성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CAB 신약 ‘자큐보정’의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허가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에 이어 위궤양에도 단독 처방할 수 있는 복수 적응증 신약이 됐다. 국내 출시 P-CAB 제제 중 위궤양 치료 적응증 획득은 자큐보정이 두 번째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월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아 같은 해 10월 출시됐다.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 반응을 얻었고, 출시 8개월 만에 두 번째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지난 1월 진행한 위궤양 임상 3상에서 8주차 누적 치유율이 자큐보정군에서 100%로 나타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며 “출시 8개월 만에 두 번째 적응증 승인을 받은 것은 약물의 임상적 우수성과 개발 역량을 동시에 증명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39개 기관에서 위궤양 환자 3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자큐보정(자스타프라잔 20mg)은 기존 치료제인 란소프라졸(30mg)과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4주차 삶의 질 조사에서는 ‘불안 및 우울’ 항목에서 통계적 개선도 확인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위궤양 치료 외에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을 위한 적응증 확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목넘김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 환자가 많은 역류성 위식도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ODT) 제형 허가 심사도 받고 있다.

왼쪽부터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 사진=각 사

대웅제약은 최근 P-CAB 신약 ‘펙수클루정’의 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추가했다. NSAIDs 관련 적응증은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중 펙수클루가 유일하다.

또 20mg 용량을 허가받았다. 기존 40mg(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10mg(급·만성 위염)에 이어 총 3가지 용량을 갖추게 됐다.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관절염 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지만 위궤양 위험이 높아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허가로 펙수클루 20mg은 장기간 NSAIDs를 복용하는 환자의 궤양 예방 옵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펙수클루 10mg은 급·만성 위염 적응증으로 올해 4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며 출시됐다.

아울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비미란성 역류성질환 등 추가 적응증 연구와 주사제형과 유지요법 용도로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는 단순한 위산억제제가 아닌 질환 중심의 다각적 치료 솔루션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P-CAB 계열 신약 ‘케이캡정’ 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 허가를 받아 이듬해 출시했다.

케이캡은 국내 P-CAB 제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했다.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개 적응증을 보유해 P-CAB 시장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구강붕해정(ODT) 제형으로도 판매되고 있으며,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케이캡정25mg’도 선보였다.

현재 NSAIDs 유발 위십이지장궤양 예방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다양한 적응증을 기반으로 시장 1위를 지키는 동시에 치료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9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700억원으로 4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P-CAB 계열 치료제 점유율은 8.2%에서 20.9%까지 크게 늘었다.

케이캡은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 1969억원으로 5년 연속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펙수클루는 지난해 연 매출 1019억원을 기록했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분기 33억원, 올해 1분기 67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렸다.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처방액 100억원을 달성하며 후발주자임에도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수 적응증 확보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서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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