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일 더브이씨(THE VC)가 발간한 '한국 스타트업 투자 통계 2025 Q2'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상 투자 규모는 총 2조20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3조403억원) 대비 27.5% 감소한 수치다. 투자 건수도 481건으로 31.6% 급감하며 시장 전반 위축이 두드러졌다.
업계 안팎에선 기대와 달리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작년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투자자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 위축은 특히 초기 단계에서 부각됐다. 시드~시리즈 A에 해당하는 초기 라운드 투자 건수는 338건으로 전년 동기(592건) 대비 42.9% 감소했다. 투자 금액 역시 7442억원으로 33.4% 줄었다.
반면 후기 라운드(시리즈 D~프리 IPO) 투자 건수는 19.2%, 투자 금액은 3.3%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이는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후기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까지 유망 산업으로 꼽히며 투자자 러브콜을 받았던 인공지능(AI) 분야 역시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77건, 금액은 3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9%, 44.1% 감소했다.

패션·뷰티 분야는 3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지만, 금액 기준 1853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제조·화학, 로봇 분야는 38.9% 증가해 25건을 기록했다. 투자 금액도 전년 동기(46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090억원으로 강세를 보였다. 제이엘티·리얼월드·카본식스 등 일부 유망 기업이 투자 유치를 이끈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상반기 해외 투자 금액은 2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했다. 올해 전체 투자에서 해외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12.3%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21년(28.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브이씨 관계자는 "단기적 반등보다는 구조적 체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라며 "정부와 민간 역할 분담 속에서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유인책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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