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삼도현의 꿈은 아직인가.
KIA 타이거즈는 2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우완 이도현(20)을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이도현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7라운드 62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 이날이 1군 데뷔전이었다. 사실 퓨처스리그서도 통산 12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8.94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그럼에도 이도현을 이날 기용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가 주말 롯데 자이언츠 3연전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비어 있던 선발투수 한 자리를 잘 던지는 퓨처스리그 투수도 좋지만, 긴 이닝을 던지는 퓨처스리그 투수로 메우길 원했다. 현재 1군 불펜투수들의 과부하가 좀 있기 때문이다.
이도현은 6월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서 6⅔이닝, 6월6일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서 5⅔이닝을 소화했다. 결국 이 부분만 보고 기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신체조건도 188cm에 90kg으로 괜찮고, 운동능력도 좋지만, 아직 전체적으로 다듬을 부분이 많다는 내부의 평가가 있다.
더구나 KIA는 1일 경기서 김건국을 내고도 승리했고, 3일에는 양현종이 나간다. 때문에 2일 경기를 설령 놓쳐도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다. 심지어 루징을 해도 이범호 감독은 상승세를 탄 현 시점이 승부처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어차피 승부는 후반기이고, 지금은 투수들을 아끼면서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KIA로선 이도현이 터지면 땡큐이고, 한계를 봐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어려움이 컸다. 이도현은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5사사구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66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스트라이크가 32개에 불과했다.
그래도 포심 148km까지 나왔다. 구위가 나쁜 투수는 아니다. 체인지업 16개, 커브 7개를 구사했다. 구단은 이도현이 슬라이더도 구사한다고 소개했지만, 실제 이날 구사하지는 않았다. 상대적으로 자신 없는 구종일 수도 있고, 전략적 이유일 수도 있다.
사실 실점을 많이 해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면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 그러나 3이닝밖에 못 던졌다. 전반적으로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고, 1군에서 버티려면 좀 더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아직 20세이이 앞날이 창창하다.
KIA에는 이미 김도현과 윤도현이란 선수가 있다. 우완 김도현은 4선발이지만, 사실상 원투펀치에 맞먹는 존재감을 자랑한다. 윤도현은 현재 손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선빈의 후계자가 유력한 선수다. 야구 재능은 김도영급이다.

그에 비하면 이도현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그래도 이도현이 잘하면 KIA는 언젠가 1군에서 동명삼인이 동반 활약하는 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어느 팀이든 동명이인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동명삼인은 흔하지 않다. 이도현이 김도현, 윤도현만큼의 무게감을 갖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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