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김희수 기자] 누군가에게 이 대회는 단순한 비시즌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가 2일부터 충북 단양군 일대에서 치러진다. 이번 대회는 기존의 실업연맹전에 V-리그 14개 팀이 참전하며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V-리그 팀들은 100%의 전력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출전이 제한되는 가운데 남자 대표팀의 브라질 전지훈련과 여자 대표팀의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일정으로 인해 주축 선수들이 대회에 대거 불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수한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된다. 그간 출전 기회에 목말랐던 선수들에게는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틈타 자신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시간이다. 김지한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2-2023시즌 전 컵대회에서 기회를 잡아 맹활약을 펼쳤고, 그 활약상을 인정받아 우리카드로 이적한 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번 단양대회에서도 제2의 김지한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있다. 먼저 남녀 대표팀 주전 리베로의 이탈 덕에 기회를 잡을 임성하와 이주현이 후보다. 임성하는 박경민의 존재로 인해 리그에서 리베로로 나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후위 세 자리를 커버하는 수비 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최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도 소집됐던 임성하는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잠시 소속팀에 복귀했다. 리베로 임성하 역시 활용 가능한 카드라는 것을 증명할 시간이다.
이주현은 2023-2024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에 지명됐다. 팀 합류 이후에도 뛰어난 운동능력과 훌륭한 습득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급 맹활약을 펼친 한다혜에 가려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다혜가 대표팀에 합류했고, 채선아와 오선예는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번 대회에서의 리베로 유니폼은 이주현이 입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간 유망주로서 받아온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리베로와 마찬가지로, 남녀 대표팀 주전 세터의 이탈로 기회를 잡을 선수들도 있다. 한태준의 빈자리를 메울 후보는 이승원과 이유빈이다. 장단점이 다른 두 선수다. 베테랑 이승원은 좋은 백패스 스킬을 갖춘 만큼 오른쪽 공격 옵션을 활용하는 데 강점이 있고, 노련한 경기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젊은 피 이유빈은 서브와 안정적인 볼 배급을 무기로 이승원과의 경쟁에 나선다.
김다인의 빈자리는 김사랑이 메울 것이 유력하다. 2022-2023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김사랑은 데뷔 후 총 38경기‧55세트 출전에 그쳤다. 김다인이 독감으로 결장한 2023-2024시즌 3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등 몇몇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긴 했지만, 김다인의 그늘을 완벽히 벗어난 적은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모처럼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캐피탈의 에이스 허수봉이 빠진 자리를 메울 후보는 어느 포인트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골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높이와 공격을 중요시한다면 이승준 카드를, 서브를 중요시한다면 이시우 카드를 꺼낼 수 있다. 경험과 리시브를 보강해줄 수 있는 ‘돌아온 노장’ 박주형도 대기 중이다. 어떤 선수가 허수봉을 대신해 현대캐피탈의 날개로 나설지 주목된다.
수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이번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자신의 이름과 가치를 널리 알리며 단양에서 화려하게 비상할 선수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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