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헤르손 가라비토(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KBO리그에 상륙했다. 유니폼 상의 단추를 몇 개 풀고 야성미 넘치는 투구를 선보였다. 가라비토가 느낀 KBO리그의 첫인상은 어떨까.
가라비토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투구였다. 최고 구속이 무려 155km/h까지 찍혔다. 제대로 실전을 치르지 못했는데도 62구로 5이닝을 소화했다. 구종은 직구 28개, 슬라이더 15개, 체인지업 11개, 스위퍼 7개, 커브 1개를 고루 던졌다.
박진만 감독은 "첫 타자에게 12개를 던졌는데도 5이닝을 소화하는 데 60개밖에 안 던졌다. 그걸 보고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며 "투구 수를 정해놓고 던졌는데도 5이닝을 던진 걸 보니 공격적이고 구위에 자신감도 있는 거다.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가라비토는 "KBO리그에서 처음이라서 재미있었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첫 등판 소감을 전했다.
첫 타자 상대부터 쉽지 않았다. 가라비토는 한화 1번 타자 이진영과 무려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솎아 냈다. 이에 대해 "승부가 힘들었던 타자였다. 첫 타자부터 12개의 공을 던져서 까다로웠지만, 삼진을 잡아서 좋았다. 타자와 투수의 정면 승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치르고 1군에 데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로 2군 경기가 취소되어 가라비토는 라이브 피칭으로 실전 투구를 대신한 뒤 KBO리그에 데뷔했다.
현재 컨디션은 어떨까. 가라비토는 "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서 100%라고 이야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장 큰 물음표는 '제구'였다. 가라비토는 올해 트리플A에서 9이닝당 볼넷 비율(BB/9) 5.1개를 적어냈다. 하지만 무사사구, 스트라이크 비율 66.1%(41/62)로 우려를 씻어냈다. ABS를 믿고 구위형 투수를 데려오는 경우가 늘었다. 대표적인 예가 알렉 감보아(롯데 자이언츠)다. 감보아도 트리플A BB/9는 5.6개였다. 한국에서는 2.8개로 급감했다.
KBO리그 ABS에 대해 묻자 "미국(마이너리그)도 몇 년 전부터 ABS를 사용해 왔다.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미국과 한국의 근본적인 차이 중 하나는 공인구다. KBO리그 공인구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비해 약간 작고 손에 착 달라붙는 편이다. 가라비토는 "공이 작게 느껴진다. 손에 착 감겨서 변화구를 던질 때 좋다. 그립적인 부분에서 공이 잘 안 빠진다"고 했다.
아직 한 경기일 뿐이지만 한국 타자들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가라비토는 "미국과 비슷하다. 어떤 타자는 참을성이 좋았고, 어떤 타자는 컨택이 좋았다"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투수 입장에서 계속 커트를 해내니, 방심하다간 빠르게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삼성 팬들은 가라비토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가라비토는 "이름을 불러주셔서 정말 좋았다.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위해 이름을 크게 불러주신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가라비토는 "팬 여러분들이 끝까지 야구장에 와주셨으면 좋겠다. 응원에 부응하도록 모든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