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짐승' 김강민(SSG 랜더스)이 공식적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강민은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의 남는 한 마디로 팬의 애정 어린 질책(?)을 꼽았다.
SSG는 28일 오후 5시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를 치른다.
경기와 동시에 김강민의 은퇴식이 진행된다. 김강민은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대수비 최지훈과 교체된다. 한화 선수단은 김강민을 상징하는 '0번' 패치가 달린 모자를 착용한다. 경기가 종료되면 공식 은퇴식이 열린다.
경기에 앞서 김강민은 취재진을 만나 그간 소회를 전했다. 김강민은 "안 좋은 소리였는데 정답게 들리던 한 마디가 있었다. 좀 잘하지 그래.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면서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하 김강민과 일문일답
Q. 은퇴식 소감은?
행복하다. 행복한 마음이 80% 이상이다. 나머지 20%는 긴장감. 긴장되는 이유는 하나다. 안 해본 것이라. 은퇴식이란 것을 한다는 것이 행복하다. 오늘은 행복한 은퇴식이었으면 좋겠다.
Q. 기념 유니폼은 어떤가?
너무 마음에 든다. 제 이미지와 맞는다. 색깔도 다크해서 마음에 든다.
Q. 특별 엔트리를 처음에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사실 특별 엔트리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공을 한 번 던져봤다. 은퇴하길 잘했구나 생각을 할 정도로 팔이 아프더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생각했다. 민폐다. 제가 팬들에게 남고 싶은 모습이 있지 않나. 공도 못 던지면 김강민이면 매력이 없다. 그래서 고사했다. 공 몇 개 안 던졌는데 3일 동안 팔을 못 들었다. 너무 오래도록 쉬었다.

Q. 한화 선수단의 이벤트 소식은 들었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과 유대 관계가 굉장히 좋았다. 감사하게도 이벤트를 해준다고 해서 너무나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은 어찌 됐든 양 팀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쳤으면 한다.
Q. 충격적이었던 2차 드래프트 소회는?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나. 저는 그에 대한 아무 감정이 없다. 그래서 제가 행복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그건 지나간 일이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진 않다. 그때 서로의 상황이 있었던 것이고, 저는 선수 연장을 택한 것이다. 팀도 선택을 한 것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지금 행복하고 해피하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 오늘은 좋았던 기억들, 행복한 기억들이 많이 리멤버됐으면 좋겠다.
Q. 보호명단 제외됐을 때 감정은?
(시간이) 지났잖아요(웃음).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저 또한 많은 부분들에 대해. 어찌 됐든 지금 현재를 살고 있다. 앞으로 일들에 대해 오히려 기대감이 크다. 언제나 그랬다. 과거에 살기보단 현재에 살고 있다. 현재보단 미래를 준비하며 산다. 앞으로 김강민이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Q. 미래 계획은?
공부를 선택했다. 지식을 채우는 것으로 1번 목표를 삼았다. 선수와 다른 야구 쪽 공부라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구체적으로 과학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해설을 하면서 밖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KBO 쪽에서는 운영위원 하면서 선수들 보고, 제가 못 봤던 것을 많은 일을 배우면서 채우고 있다.
Q. 학교 공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연습 방법을 많이 공부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들, 선수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루틴이 있지 않나. 그것을 간소화해서 야구에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려고 선생님들과 노력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대학원에서 하고 있다.
Q. 스포츠 심리도 공부하고 있나?
앞으로 학기가 많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선수들의 멘탈 케어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이야기하면 더 효과가 좋다는 말이 있어서 야구와 접목을 해서 같이 공부를 하려고 한다. 멘탈 트레이닝 쪽 공부를 하고 있다.
주로 공부 하는 부분은 신경역학 부분이다. 야구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반응 시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타자가 치는 것도 반응 시간이고, 수비나 스타트도 반응 시간에 속한다. 야구와 직관적인 연습 방법이 없어서, 저는 야구 전분가라 그 쪽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Q. 궁극적으로 지도자 과정인지?
아직 명확하게 정하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 정하지 않았다. 공부하는 것 자체가 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어떤 포지션을 가더라도 그에 맞게 공부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현장이든 어디든 사용할 부분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논문도 쓰고 있다. 교수님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
Q.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릴까?
아니오.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울지 않겠다. 그래서 행복한 은퇴식이라고 서두에 말을 한 것이다. 안 울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최지훈을 잠깐 봤는데 '나와 교체될 때 나는 울어도 되는데 너는 울면 안된다. 게임해야 된다'고 했다. 제가 울지도 모른다. 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최대한 안 울려고 노력하겠다.

Q. 김강민에게 짐승이란?
야구계에서 나에게 씌워준 프레임 중 가장 어울리는 프레임. 그 별명으로 20년 이상을 야구했다. 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다.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제는 선수로서는 은퇴했으니 그런 이미지보다는 애완동물 쪽으로 가는 것이. (선수 시절) 야성적이었다면 부드러워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후배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선수 생활 돌아보니 어떤가. 어떤 선수였나?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사랑을 과분하게 받았다. 너무나 많은 사랑을 해주셨다. 커리어 내내 행복했다. 때로는 못 할 때 욕도 많이 먹었다. 쓴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런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김강민이란 선수가 만들어졌다.
그게 생각난다. 정말 야구를 못 하고 있을 때다. 밥 먹고 있는데 팬이 지나가면서 그런 말을 하더라. 안 좋은 소리였는데 정답게 들리던 한 마디가 있었다. 좀 잘하지 그래.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잘했으면 좋겠는데 못해서 안타까운, 그것이 팬의 마음 같다. 잘했을 때는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셨다.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그 장면(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이다. 커리어에서 하이라이트라고 생각이 든다.

Q. 최정과 김광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 선수가 신인으로 들어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제가 은퇴식을 하고 그들도 은퇴식을 바라볼 나이가 됐다. 둘도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언제 그만둘지는 모른다. 김강민이란 선수는 은퇴를 생각한 뒤 4~5년을 더 했다. 그때부터 저는 지도자 준비를 했다. 곧 그만둘 것이란 생각을 했다. 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같이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더 애틋하다. 선배로서 제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제2의 인생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면, 그 선수들도 그만두고 나서도 좋은 행보를 보이지 않을까.
Q.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님은?
말 안 해도 아시지 않을까. 김성근 감독님이다. 제가 그런 말을 많이 했다. 그때 저를 그만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이 시간까지 야구를 하지 않았을까. 중간에 터닝 포인트도 존재했지만, 김강민이란 선수가 1군에서 할 수 있게 된 계기는 김성근 감독님이셨다. 이 부분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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