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욕할 순 없지만…아무리 감독이라도 시즌 중에 야구 그만두고 예능이라니, 박수는 못 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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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kt 이종범 감독이 1루로 향하면서 이승엽 감독과 인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종범 코치를 욕할 수는 없지만…

충격적인 소식이 터졌다. KT 위즈 이종범 코치가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전격 퇴단했다. 1군 코치가 시즌 도중 팀에서 나가는 경우는 간혹 있다. 그러나 이종범 코치의 퇴단 이유는 충격적이다. JTBC에서 새롭게 런칭하는 최강야구에 감독으로 합류하기 위해서다.

2025년 3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이종범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KT는 쿨했다. 이미 이종범 코치의 역할을 박경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도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종범 코치는 외야 수비, 주루 파트를 담당하며 1루에서 선수들과 호흡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덕아웃에서 타격, 멘탈 코치 역할을 수행해왔다. 박경수 코치가 1루에 나가서 업무를 수행해왔다.

KT가 이종범 코치의 퇴단을 말렸던 건 사실이지만, 이종범 코치의 퇴단으로 팀의 시즌 운영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종범 코치도 이강철 감독, 구단과 충분히 상의하고 퇴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이종범 코치는 매너 있게 헤어졌다. 때문에 이종범 코치를 무작정 비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이걸 곱게 바라보긴 어렵다. 코치에서 감독이 되는 것이지만, 이건 영전은 아니다. 업계에서 예능프로그램을 이끄는 팀의 감독을 진짜 감독 커리어로 인정하진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즌 도중, 순위다툼이 한창인 팀을 떠나 예능계로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상도의에 맞다고 보긴 어렵다.

이종범 코치가 원했든, 프로그램 제작진이 러브콜을 보냈든 이 부분은 보기 좋은 그림이 절대 아니다. 시즌 후 이종범 코치가 자유의 몸이 됐다면 몰라도, 엄연히 프로팀에 속한 인사를 시즌 중 데려가는 제작진도, 건너가는 당사자도 야구계에 상처를 주기에 충분했다.

이종범 코치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는 본인이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정확히 알긴 어렵다. 어쨌든 그는 오랫동안 감독 선임이 필요한 팀들의 단골 후보로 꼽혔지만, 이번 선택으로 당분간 KBO리그에서 정식 감독 데뷔 가능성은 낮아졌다. 현 시점에선 이종범 코치가 언제 현장으로 돌아올 것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많은 은퇴선수가 프로구단 코치 대신 예능을 선택하는 시대다. 먹고 사는 현실적 문제가 얽힌 경우가 많아서 비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이종범 코치 케이스는 좀 다르다. 이미 부와 명예를 쌓을 만큼 쌓은 야구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은퇴 후 해설위원과 코치, 메이저리그 단기유학까지 하며 ‘감독 수업’을 충분히 받은 레전드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충격적이다.

KT 위즈 이종범 외야 주루 코치./질롱(호주)=심혜진 기자

다시 말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의 감독은 진짜 감독이 아니다. 이걸 지도자 커리어의 연장선상 혹은 영전이라고 말한다면 넌센스다. 이종범 코치가 왜 지금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아하다. 욕할 순 없어도 박수 쳐주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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