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25일(이하 한국시각) 고우석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 복귀와 빅리그 재도전의 기로에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려본 것이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7시즌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입성에 도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1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서울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됐고, 마이너리그에서 미국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트리플A도 아닌 더블A에서도 고우석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이는 분명 기회였다. 샌디에이고보다 마이애미의 선수 뎁스가 얕은 만큼 마이너리그에서 조금만 성과를 거둬도, 빅리그 콜업을 노려볼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고우석은 지난해 끝내 메이저리그로 승격되지 못했다. 이에 마음을 다잡은 고우석은 그 어느 때보다 오프시즌에 많은 구슬땀을 흘렸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다시 한번 빅리그 진입을 노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쟁을 해야 할 시기에 손가락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 계획이 어긋났다. 결국 고우석은 부상자명단(IL)에서 시간을 보냈고, 지난달 9일에서야 본격 재활등판을 시작했다. 그래도 조금씩 수준을 높이며 빠르게 트리플A까지 올라왔고, 고우석은 5경기(1선발)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승격을 향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그러나 고우석에게 들려온 소식은 콜업이 아닌 방출이었다. 마이애미가 지난 18일 고우석을 방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고우석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친정' LG 트윈스로 복귀하는 것과 미국에서 다시 도전을 이어가는 것까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던 까닭. 여기서 고우석은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한 번 더 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현재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압도적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지구 우승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그런데 이런 디트로이트에게도 고민이 있다. 바로 마운드다. '특급유망주' 잭슨 조브는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리스 올슨도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하는 중이다. 게다가 제이슨 폴리와 알렉스 랭은 6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라 있는 등 투수진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에 디트로이트는 금액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고우석을 영입했다. 고우석이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도움이 된다면, 디트로이트 입장에선 전혀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팅 뉴스'는 "고우석은 올 시즌 5경기에서 5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며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는 못했지만, 디트로이트 부상 상황을 고려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스포팅 뉴스'는 "한국 출신의 고우석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며 "고우석은 패스트볼(57%), 커터(24%), 커브(15%)를 주로 구사하고, 슬라이더(3%)도 섞어 던진다. 직구 평균 구속은 90마일 중반대이며, 최고 구속은 약 98마일(약 158km)에 달한다"고 고우석을 소개했다.
끝으로 '스포팅 뉴스'는 "고우석은 일관성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며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트로이트 구단의 코칭스태프와 함께 기술적인 면을 다듬고,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연 고우석이 디트로이트에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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