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패패 퇴출설 돌았던 7년 차 장수 외인, 7이닝 무실점→7⅓이닝 2실점 호투…왜 반등 이유로 '운'을 말했나?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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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수원=김경현 기자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가 드디어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5연패의 사슬을 끊고 2경기 연속 호투했다. 호투의 비결로 쿠에바스는 '운'을 언급했다.

올 시즌 쿠에바스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첫 승을 거두기까지 4경기가 필요했고, 시즌 2승을 거둔 이후 7경기에서 내리 5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6.17까지 치솟았다. 쿠에바스는 이강철 감독과 면담을 하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6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이날 쿠에바스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챙겼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이자 최다 탈삼진. 이어 22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7⅓이닝 3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무려 111구를 뿌리며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경기는 패했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는 분명 의미가 크다.

24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삼성전부터 (스트라이크) 존 투구 비율이 엄청 많아졌다"며 "NC 방망이가 좋았다. LG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하고 왔지 않나. 잘 치는 팀을 상대로 저렇게 잘 던지면 진짜 좋아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마이데일리

같은 날 '마이데일리'를 만난 쿠에바스는 "2경기 연속 잘 던져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것을 잘 유지해야 올 시즌을 좋은 기록으로 마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5연패를 당할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쿠에바스는 "별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운이 안 좋았다. 달라진게 있다면 운이다"라고 했다.

이어 "운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것 밖에 없었다"며 "18년 동안 야구를 했는데, 좋았던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다. 저번처럼 못 던질 수도 있고 또 두 경기처럼 잘 던질 수도 있다. 야구란 스포츠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야구장에 나와서 열심히 훈련하고,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것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의 말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쿠에바스는 예전처럼 열심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 도중 쿠에바스는 2023년 12승 무패 승률왕 시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때와 결과만 다를 뿐 자신은 한결같다는 것.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커터와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내가 느끼기에도 전반기는 로케이션이 높은 곳에 형성되어 안 좋은 경기를 많이 보여줬다. 지난 두 경기는 변화구나 다른 공들이 낮은 존에 형성됐다.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제구력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22일 NC전 8회 1사 1루 상황 제춘모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쿠에바스의 투구 수는 이미 106개에 달한 상황. 투수교체가 예상됐는데, 제춘모 코치가 빈 손으로 내려왔다. 쿠에바스는 김주원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영현이 쿠에바스의 책임 주자를 모두 들여보내 쿠에바스는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됐다.

당시 제춘모 코치와 나눈 말을 묻자 쿠에바스는 "코치님은 몸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셨다. 지금 상태가 나쁘지 않으니 한 타자만 더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자가 나가거나 아웃되거나 한 타자만 끝내고 내려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작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탈삼진 비율이다. 2024년 쿠에바스의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은 8.00개였다. 올해는 5.68개로 감소했다.

쿠에바스는 "마이너리그에 있거나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도 탈삼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도 인플레이 상황을 많이 만들어서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나는 그런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에 삼진을 잡는다면 플러스 요인일 뿐이다. 삼진을 잡으면 투구 수가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삼진을 잡기보다는 컨택을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빨리 늘리는 게 더 좋다"고 전했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22일 쿠에바스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KT 팬들은 기립박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쿠에바스는 "좋은 경기를 마치고 내려와 환호성을 들을 때 그건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이다. 우리 팬들은 언제나 멈추지 않고 격려와 환호를 해주기 때문에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다. 이런 경기를 할 때마다 환호성도 많이 질러주고, 항상 응원해 주셔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쿠에바스와 KT의 인연은 올해로 7년 차가 됐다. 부진이 거듭되며 퇴출설까지 나왔다. 시즌 성적은 3승 8패 평균자책점 5.38이다. 남은 기간 호투를 펼쳐 그간 '불운'을 씻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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