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참사 1주년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 안돼"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일년 전 오늘 23명이 사망한 경기도 서신면 아리셀 공장 앞에서 유족들이 다시 모여 눈물을 삼켰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주최로 '아리셀 참사 1주기 현장 추모 위령재'가 열렸다. 지난해 6월 24일, 최초 화재가 시작됐던 오전 10시52분에 맞춰 시작된 위령재에서 유족들은 한 명씩 헌화하며 고인이 된 가족의 죽음을 추모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슬퍼했고, "여섯살난 손녀만 세상에 남겨졌다"며 울분을 터트리는 어머니가 있었다.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소속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사회적 참사는 반복됐고 유족들은 같은 아픔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면서 "희생자 23명의 영혼이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모제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국회의원,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정명근 화성시장과 유가족 및 민주노총 경기본부, 경기도 관계 실국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유가족은 정청래 국회의원을 향해 "우리는 아직도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책임자 처벌에 꼭 앞장 서 달라"고 촉구하며 오열했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유가족을 향해 "그날의 슬픔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며 "경기도는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는 아리셀 참사 1주기인 24일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참사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위험의 외주화·이주화'에 주목했다. 아리셀 화재 참사 당시 같은 건물, 같은 층에 근무하고 있던 노동자는 총 43명(정규직 20명, 비정규직 23명)이었다. 정규직은 20명 중 3명(15%)이 숨졌지만, 비정규직은 23명 중 20명(87%)이나 사망한 점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 사고를 작업장에서의 예외적 사고가 아닌 산업현장의 다단계 하청구조와 이주노동자의 제도적 배제가 빚어낸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했다. 자문위원장을 맡은 서울대 백도명 명예교수는 "위험의 외주화·이주화가 반복적으로 누적돼 발생한 필연적 비극"이라 진단했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대형산재 피해자에게 '경기도형 재난위로금'을 지급해 총 33명에게 1억4848만 원을 지원했다. 이 조치는 배·보상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는 현실과, 피해자 대부분이 하청·파견 노동자이자 외국인이었던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또한 신속한 위로금 지원이 제도화되도록 '경기도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고, 재난위로금 지급 근거 조항을 신설해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아울러 지난해 7월에는 전국 최초로 '이민사회국'을 신설해 이주민의 권리와 안전을 포괄하는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산재예방 등 4대 분야, 33개 세부과제를 담은 이민사회종합계획도 수립·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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