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고객 경험(CX)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업계의 실무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AI와 사람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고객 중심 전략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제24회 대한민국 채널&커뮤니케이션(KCCM)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Synergistic CX – Bridging the Gap, People & AI'를 주제로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CX 전략의 방향성과 실행 방안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고객의 '이해받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사례 발표와 함께 KMAC의 최신 조사 결과가 공개돼 CX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행사는 이른 아침부터 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장에는 △시스코 △제네시스(GENESYS) △나이스 등 글로벌 기업과 △삼성전자서비스 △카카오페이(377350) △IBK기업은행(024110) 등 주요 국내 기업의 CX 실무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고객 접점에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사람 중심'의 고객 경험이 왜 여전히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지를 묻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는 개회사에서 "기술의 발전이 CX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는 있다"며 "궁극적으로 고객의 신뢰와 만족은 사람의 공감과 정확한 이해에서 비롯된다"며 기술과 사람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기조 강연에서는 시스코의 빌렘 에버트 니옌하위스 수석이사가 'AI를 통한 인간적 연결 강화'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AI 기술을 통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서도, 고객의 감정과 맥락을 고려한 상담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네시스의 프레르나 판트 글로벌 혁신 이사는 '경험 오케스트레이션'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전체 고객 여정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 루크 더펠 시니어 컨설턴트는 글로벌 사례를 통해 AI 기반 CX가 고객 이탈률을 줄이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주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컨퍼런스에서는 KMAC가 최근 실시한 CX 관련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전국 컨센터 이용 고객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6.5%는 "상담사의 공감 있는 응대"에 만족을 표했다. 60%는 "AI보다 사람이 주는 확신"을 상담센터 선택 이유로 꼽았다. 이는 고도화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사람의 역할이 여전히 고객 충성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공개된 2025년 KSQI(한국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고객 공감 점수는 전년 대비 1.8점 상승했다. 수신 여건 점수도 2점 향상됐다. 반면 우수 콜센터 판정 비율은 35%로 전년 대비 1% 감소해, CX 품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후에는 △데이터·채널 △디지털·솔루션 △전략·운영 △KSQI 인사이트 등 4개 전문 세션이 열렸다. 삼성전자서비스를 비롯한 교보문고, KT(030200), IBK기업은행 등 주요 기업들의 AI 도입 사례와 CX 개선 전략이 공유됐다. 또한 VIP 특별 세션에서는 '상담사 직원 경험'과 '콜센터 운영 실태' 분석을 통해 CX 성과에 직결되는 내부 요인들도 조명됐다.
현장 발표에 따르면, 상담사의 주요 불만은 △성과 평가의 불합리 △보상 체계의 미흡 △경력 성장 기회의 제한 등으로 나타났다. KMAC는 이에 대해 업무 난이도 반영형 성과 측정, 실질 기여도 기반 보상 체계, 전문직으로서의 성장 모델 확보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대기업 고객전략팀장은 "AI 기술 도입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응대하는 사람의 힘이 브랜드 신뢰를 만든다"며 "하이브리드 모델이 CX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KCCM 컨퍼런스는 2002년 첫 개최 이후 24년째 산업계 대표 CX 전문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KMAC는 앞으로도 KSQI 조사를 통해 산업별 서비스 품질 수준을 진단하고, 비대면 채널 전략 수립을 위한 기준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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