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 시설’ 타격 단행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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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의 이란 핵 시설 공습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정밀 타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의 이란 핵 시설 공습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정밀 타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의 핵 시설물 3곳을 직접 타격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미국이 중동전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고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사용한 데 대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트럼프식 외교 해법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 연구부 교수는 23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도 실제로 그렇게 군사개입 할 줄은 예상 못 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2주의 협상기간을 주고 이란과 협상 모멘텀을 찾아 외교적으로 해결하지 않을까 했는데 예측이 틀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해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사실을 공개한 지 약 2시간 뒤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 

그는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열고 “오늘 밤 단행한 공격이 그중 가장 어렵고 치명적인 것이지만 평화가 빠르게 찾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머지 목표물 역시 정확성과 속도, 기술력을 가지고 공격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그러면서 “중동의 불량배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제거하고 세계 최고의 테러 지원국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휴전을 포함한 평화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더 큰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정훈 교수는 “군사‧외교적으로 본다면 일단 최근에 유럽 3개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했는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법에 대해서 ‘진절머리가 났다, 화가 났다’ 이렇게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추정이긴 하지만 이란의 군사적 역량이 언론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 국방부가 생각했을 때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했을 때 ‘이란의 대응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라는 판단이 들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 워룸에서 합참의장과 군 수뇌부, 백악관 수뇌부가 모여서 계속 회의를 했지 않냐”며 “이 과정에서 판단이 들었지 않았을까 한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쪽에 서서 크레딧을 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에게 주어진 세 가지 옵션이 최소한 개입, 이스라엘과 함께 개입, 미국이 주도하는 것이 있는데 마지막 카드를 선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보며 전황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자신도 이번에 폭격을 하면 그러한 크레딧이 자기한테도 올 수 있겠다는 어떤 승부사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왜 트럼프가 모든 전문가의 예상을 깨버리는 행동을 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트럼프 방식이 아주 야비하다. 센 놈한테는 함부로 못 한다. 대표적으로 푸틴, 시진핑한테는 저렇게 못하는데 약한 자한테는 상처를 파고들어서 고통스럽게 항복을 시키는 방식”이라며 직격했다. 

이어 “이란이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이 기회에 완전히 궤멸을 시키자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영자적 관점에서 방심하게 만들어 놓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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