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항국제불빛축제 취소, 질타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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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최근 예정되었던 포항국제불빛축제 메인행사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행사 몇 시간을 앞두고 취소되자, 포항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현기 기자(포인트경제)
신현기 기자(포인트경제)

그들은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지역 상인들의 피해를 언급하고, 축제 연기를 하지 않은 결정과 피해 실태 조사, 대규모 행사 매뉴얼 개선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질타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

당일 포항스틸러스 축구경기가 폭우 속에서 진행된 것과 비교하며, 불빛축제 역시 강행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스포츠 경기와 수십만 인파가 몰리는 야외 대규모 축제는 위험성의 수준 자체가 다르다.

과거 창녕 화왕산 축제(2009)에서는 억새 태우기 도중 불길이 방화선을 넘어 사망 7명, 부상 81명의 참사가 있었고, 이태원 참사(2022) 이후엔 지역 축제 주최기관도 재난안전법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됐다.

또한 최근 제주항공 사고처럼 주최 측의 구조적 과실이 인재로 이어진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축제는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폭우 속 형산강의 수위 상승, 행사장 침수, 다중 인파 이동에 따른 교통 혼잡과 사고 위험 등을 감안하면, 포항시의 즉각적인 축제 취소는 책임 있는 판단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오히려 앞으로는 불빛축제처럼 기상 변수에 민감한 행사는 계절 조정과 함께 기상 악화 대비 매뉴얼 마련, 실시간 상황판단회의 체계 구축, 사전 공지 시스템, 대체 행사 계획 수립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축제의 일시적 취소를 두고 ‘행정 무책임’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 판단을 존중하고, 더 나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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