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사구-볼넷' 13구 중 스트라이크는 단 3개…'ERA 20.25' 10점 리드마저 불안한 정우영 어떡하나?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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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잠실 = 송일섭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볼넷-사구-볼넷'

LG 트윈스 정우영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2볼넷 1사구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에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정우영은 좋았을 때의 '팔 높이'를 찾았다며 기뻐했다. 지난 2022시즌 개인 최다인 35홀드를 수확하는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한 뒤 2년 동안 방황했던 정우영은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야구 센터 트레드 어슬레틱스를 방문했고 '답'을 찾고 돌아왔던 까닭이다.

당시 정우영은 "원래 좋았을 때의 나로 돌아오는 중이다. 작년에는 공을 때리는 느낌을 많이 못 받았는데, 올해는 공을 조금 때리는 느낌이다. 작년에 안 좋았을 때는 공이 많이 빠졌다. 결국 손목으로 누르지 못한 것이고, 팔 각도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팔 각도를 올리면서 45도로 회전을 주면, 예전처럼 가다가 꺾이는 공이 나온다. 내 눈에도 안 좋았을 때와 비교해서 눈에 보인다"이라며 부활을 다짐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시범경기 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주며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내비쳤고, 결국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리고 2군에서 기본기부터 다지며 밸런스를 잡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2군에서 7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여, 지난 13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콜업 직전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사사구가 2개의 불과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잠실 = 송일섭 기자2025년 6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러나 1군 무대는 쉽지 않았다. 정우영은 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17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론 1이닝 무실점을 마크했으나, 19일 NC전에서는 ⅔이닝 동안 2볼넷 2실점(2자책)으로 다시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경엽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내며, 정우영에게 1군에서 기회를 줄 뜻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이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스피드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스피드로 싸웠던 것을 아예 접은 것 같다. 이야기해보니 그렇더라. 이제 다시 기본부터 해서 다시 잘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을 다녀와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을 본인이 절실하게 느꼈다. 하루 아침에 확 좋아질 수는 없다"면서도 "올해는 훈련을 하면서 생각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니, 이를 통해 내년에, 빠르면 포스트시즌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된다면 본인에게도, 내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은 22일 11-1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다시 한번 정우영에게 기회를 안겼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정우영은 최고 148km의 볼을 뿌렸으나, 첫 타자 김민석과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더니, 후속타자 김기연에게 몸에 맞는 볼, 대타 김인태에게 다시 한번 볼넷을 헌납하며 사사구 3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큰 점수차로 여유가 있고, 주축이 아닌 선수를 상대로 '제 공'을 단 하나도 뿌리지 못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LG 정우영이 8회초 볼넷과 사구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교체되고 있다./잠실 = 송일섭 기자

결국 13구를 뿌리는 동안 스트라이크를 단 3개 밖에 기록하지 못한 정우영은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고, 책임 주자들이 모두 홈을 파고들면서, 0이닝 3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점수 차이에 여유가 있었던 덕분에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은 없었지만, 순식간에 분위기를 두산 쪽으로 넘겨줄 뻔했다. 이에 10.13이었던 정우영의 평균자책점은 20.25로 수직 상승했다.

무려 10점 차에도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할 정도라면, 당분간 1군에서 기회를 줄 뜻을 밝혔던 염경엽 감독도 뜻을 굽힐 수밖에 없다. 경기가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 아니라면, 도무지 마운드에 오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LG 입장에서 정우영이 과거의 폼만 되찾는다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엔트리 한 자리를 할애할 순 없다. 그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사령탑의 믿음 속에 계속해서 기회를 얻고 있지만, 아직 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우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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