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조금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맞대결에 앞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 조차 밟지 못했다.
이정후는 2024시즌에 앞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52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을 입었다. 단숨에 샌프란시스코의 연봉킹으로 등극한 만큼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을 37경기 만에 종료했다. 이유는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수비를 하던 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했고, 어깨 수술대에 올랐던 까닭이다.
이정후는 미국 언론들의 압박과 실전 감각의 부재 속에서 착실하게 2025시즌을 준비했고,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빅리그 30개 구단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2루타 10개를 선점하는 등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각종 타격지표 최상위권을 질주했다. 하지만 5월 일정이 시작된 후 이정후의 타격감은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4월 월간 타율이 0.324였던 이정후는 5월 한달 동안은 0.231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6월 일정이 시작된 후 이정후의 감은 다시 살아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밥 멜빈 감독은 이런 이정후의 감을 살려보기 위해 최근에는 타순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지난 19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이정후는 6번에 배치되더니, 이튿날엔 7번으로 내려앉았고, 21일에는 다시 5번으로 올라오는 등 여러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어느 타순에서도 이정후의 타격감은 올라오지 않는 모습. 6월 타율은 0.172에 불과하다.이에 이정후는 22일 보스턴과 맞대결에 앞서 별 다른 이유 없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부상은 아니었던 만큼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이정후에게 한차례 휴식을 제공한 것이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는 기록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다.


미국 '팬 사이디드'의 제프리 영은 "이정후는 중견수로 여전히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의 타격은 오랫동안 부진했다"며 "5월 1일 이후 185타석에서 .211/.281/.377, wRC+ 75, ISO(순수 장타율)은 0.127을 기록 중"이라며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는 그의 방망이가 반등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의 셰이나 루빈이 이정후가 선발에서 제외된 이유를 전했다. 그는 "최근 타순이 내려간 이정후는 부진이 이어지며, 오늘(22일) 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며 "최근 11경기에서 이정후의 타율은 0.125에 불과하며, 평소보다 공을 더 많이 잡아당겨 땅볼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시즌 초반의 감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루빈에 따르면 밥 멜빈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타석에서 조금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며 "본인이 평소처럼 팀에 기여하지 못할 때에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하려고 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부진한 시기가 길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날의 휴식이 이정후의 타격감에 긍정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는 2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팀 타율 0.231 OPS 0.68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4위에 불과하다. 이런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에는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라파엘 데버스까지 데려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누리고 있진 못하는 중. 팀 공격력이 더 좋아지기 위해선 이정후의 부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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