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LG 상대로 깨고 싶은 게 있었다고 하더라"
'빅게임 피쳐' 신민혁(NC 다이노스)이 올해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이호준 감독에게 후일담을 들을 수 있었다.
신민혁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3패)을 거뒀다.
올 시즌 최고 피칭이다. 이날까지 신민혁은 13번 마운드에 올랐고,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이닝 소화 역시 시즌 최다다. 앞서 3번 6이닝을 던졌지만, 7회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마무리한 것은 최초. 탈삼진 역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시작부터 신민혁의 공이 춤을 췄다. 1회 신민혁은 세 타자를 2루수 땅볼-1루수 땅볼-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2회도 땅볼 3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시간이 갈수록 위력이 더해졌다. 3회 이주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이날 처음으로 전광판에 'K'를 새겼다. 이영빈도 헛스윙 삼진. 박해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신민재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도 2사 이후 단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도 이주헌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신민재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당한 것. 하지만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 오스틴 딘을 좌익수 뜬공, 문보경을 3루수 뜬공으로 솎아 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신민혁은 볼넷 1개를 내주긴 했지만, 아웃 카운트 3개를 적립하며 이날 피칭을 마무리했다. 팀 타선도 5회 1점, 7회 2점을 내며 신민혁에게 승리를 안겼다.

20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이호준 감독은 "(신)민혁이가 큰 일을 해줬다. 사실 어제 중간에 나갈 수 있는 친구들도 몇 없었다. (권)희동이도 아프고, (박)건우도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다. (신)민혁이가 잘 끌어갔다. 배재환도 어제 던졌으면 3연투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점수도 한 점도 안주고 (경기를) 끌어가줬다. 1-0에서 계속 던져줘서 뒤에 추가점을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어제는 (신)민혁이의 날이었다"고 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춤을 췄다. 7개의 삼진 중 4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았다. 체인지업 피안타는 6회 신민재에게 맞은 단타가 유일하다.
이호준 감독은 체인지업 말고도 '직구'에 주목했다. 이호준 감독은 "직구가 140km/h대가 꽤 나왔다. 143km/h도 하나 나왔다. 143km/h가 나오니까 신민혁도 갸웃하더라"며 웃었다.
이날 신민혁은 결의에 차서 공을 던졌다고 한다. 이호준 감독은 "LG전 그동안 승도 없었고, 여러모로 본인도 깨고 싶은 게 있다고 하더라. 팀 상황도 중간 투수도 없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는데 어제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LG 상대로 매우 약했다. 경기 전까지 신민혁은 통산 LG전 8번(6선발) 등판해 무승 2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1승도 챙기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했다. 팀 사정도 좋지 못했다. 가장 힘겨운 상황에서 '빅게임 피쳐' 본능이 깨어난 것.
이호준 감독은 "성격이 '똘끼'가 좀 있다. 그런 걸 더 즐길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호투하지 않았나 싶다. 집중하려고 하기 보다는 신나게 던지는 것 같더라. 마운드에서 오랜만에 (신)민혁이 다운 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래서 '빅게임 피쳐'다. 팀이 어려울 때 해주는 것이 에이스다. 신민혁이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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