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대선 패배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을 두고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그 방식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견을 보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재선의원 등을 중심으로 모인 '당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 토론회에 참석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당은 도태될 것이다. 과거에 익숙한 방식의 언어로는, 반복된 구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당 혁신을 위한 개혁안을 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혁신안은 국민의힘이 처절한 반성, 변화를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을 보여줄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김문수·한덕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 규명 등을 '5대 개혁안'으로 삼은 바 있다.
일부 의원들이 이를 두고 반발을 표하자 당원 여론조사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반대 의견이 더 많을 경우 개혁안 철회는 물론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까지 친 상태다.
하지만 송언석 원내대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개혁안에 대한 찬반 입장은 드러내지 않은채 혁신위원회를 먼저 구성한 뒤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언급만 반복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4선 이상과 3선 중진 의원 간담회를 끝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혁신위를 출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며 "물론 그 과정에 다른 얘기가 있을 수도 있지만 김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안을 포함해 당내 혁신을 위한, 원내 운영을 위한 여러 과정에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회도 조기에 구성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의원들의 뜻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회 구성에 반대하면서 '개혁안을 공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공전시키는 게 아니라 당의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김 비대위원장의 고뇌에 찬 제안에 대해 더 다듬고 확장, 발전시키기 위한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건 아니다"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혁신위원회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을 포함해 혁신 방향을 논의하자는 쪽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엇박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당을 대표하는 '투톱'이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혁신은 지체되고, 나아가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거 때도 혁신의 기본 취지나 방향에 대해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포함해 혁신이 필요한 방안과 절차에 대해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거기에서 정리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혁신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김 위원장의 뜻을 좀 더 확대·발전시키기 위해 하겠다고 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당의 송언석이라는 사람과 김용태라는 사람에 대한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더이상 그런 일은 언론에서 안 다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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