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보다 '대단하네'라고 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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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제59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13일 오후 1시, 경북 구미 구미코컨벤션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맘스커리어가 주최하고 바이오모아메디칼·아누리·더블하트·럽맘·한국산후조리원연합회·참약사·베이비박스·브릿지경제 등이 후원했다.


‘완.윤.법(완벽보다 완전 나다운 육아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심리치료 전문가로 활동하는 박정연 ART 스피치 대표가 강연자로 나섰다. 박 대표는 임산부와 육아맘에게 ‘엄마도 사람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 박정연 ART 스피치 대표[사진=맘스커리어]

 

박 대표는 “완벽한 엄마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우리가 SNS를 통해 접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대부분 ‘연출’이라고 강조하며 현실에선 “어제는 아이에게 감동했다가 오늘은 짜증 내고 밤엔 후회하기 일쑤다”라고 말해 참석자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는 “엄마도 함께 자라는 사람”이라며 “엄마도 처음이고 배우는 중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성 참석자들에게 “남편이 사랑스러워야 아이도 역시 그렇다”라며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박정연 대표는 엄마도 아이에게 감정을 표현할 것을 주문했다. 육아 중 자신이 직접 겪은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이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던 어느 날, “엄마가 오늘 예민했어,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아이는 “괜찮아 엄마도 화날 수 있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엄마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아기도 그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감정을 안전하게 나타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연 대표는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콧의 말을 인용하며 “아기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good enough 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실수 없는 부모가 아니라, 실수 후에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회복하려는 태도라는 것이다.

 

▲ 강의하는 박 대표[사진=맘스커리어]

 

“우리는 아이가 울면 안아 주고, 속상해하면 이유를 물어보면서 정작 내 감정은 참거나 무시한다”라는 박 대표는 참석자에게 감정에 솔직할 것을 주문했다.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도 감정이 있는 존재임을 자녀가 알아야 그들도 역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박정연 대표는 감기에 걸려 몹시 아팠던 날, 밥을 느리게 먹는 아이를 보며 짜증이 나서 눈물까지 났다고 회고했다.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고 아기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박 대표의 자녀는 “엄마 괜찮아, 엄마도 울 수 있어. 내가 빨리 먹을게. 미안해”라고 말했다고. 순간 아이의 말에 더 눈물이 쏟아졌고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이 울 때 엄마가 그렇게 해 준 것처럼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줬다. 박 대표는 “엄마여서 다행이다. 엄마라서 행복하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힘듦의 시간을 고백했다. 낯선 도시로 이주해 외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아이 유치원 친구 엄마와 가깝게 지냈지만 차마 “힘들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던 중, 그이가 건넨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쏟아졌다. 박정연 대표는 “참기만 해선 마음이 괜찮아지지 않는다”라며 마음을 표현해야 아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전했다.

 

▲ 구미에서 제59회 K클래스가 개최됐다.[사진=맘스커리어]

 

한국인은 감정 수업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 속상한 상황에서도 “짜증난다”라고만 표현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친구에게 맞았을 적에도 ‘속상하다’ ‘슬펐다’라고 표현하는 대신 ‘짜증난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러면 감정이 해결되지 않는다. 박정연 대표는 이럴 때 질문을 해 주라고 조언했다. “친구가 때렸을 때 마음이 어땠어?” “화가 났다면 어떤 느낌이었어?” 계속해서 물어봐 주면 아이는 감정을 정리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남편의 예도 들었다. 아이 때문에 속상하다고 하면 “애니까 그렇지”라고 말해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며, 아내의 기분을 물어봐 주고 이유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일상에서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실천법도 제시했다. 첫째, 자기 전에 오늘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박정연 대표에 따르면 우리 뇌는 맨 마지막 몸이 하는 말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자기 전 감사 일기를 쓰면 우리 뇌는 ‘이 사람은 감사한 일만 생기는 사람이네’ 하고 기억한다는 것이다. 만약 ‘짜증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면 스스로가 그 말을 가장 많이 듣게 된다. 박정연 대표는 “여러분이 습관을 만들라”라고 당부했다. 좋은 말로 자신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고, 슬픈 일이 있다면 “나 오늘 슬펐어”라고 내뱉으며 감정을 가볍게 만들어본다.

둘째는 자신에게 “수고했어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사랑해, 너는 특별해”라고 말해 준다. 박 대표는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도 꼭 말해 주라”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되려 ‘나는 이런 것도 잘하네, 이런 것도 할 수 있네, 우리 아이에게 사랑도 잘 주네’ 하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 참석자들이 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맘스커리어]

 

박정연 대표는 모든 참석자와 외치는 시간을 가졌다. “수고했어, 잘하고 있어, 사랑해, 네가 최고야.” 참가자들은 박 박사의 말을 따라 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박 대표는 아이들이 함구증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박 박사는 “엄마가 '이거 줄까? 저거 줄까? 이거 먹을래? 저거 먹을래?'라고 질문만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말할 타이밍을 잃는다”라고 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나중에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고. 이는 엄마가 그렇게 길들였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기다림’이다. “엄마, 나 이거 먹고 싶어요”라고 말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아이에게 “왜 그게 먹고 싶었는지” 물어보며 표현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해 주라고 했다.

칭찬도 기술이 필요하다. 박 박사는 “칭찬은 구체적이고 진심이어야 하며 ‘잘했어’보다 ‘어떻게 이런 것도 할 줄 알아? 대단해’라는 말이 아이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준다”라고 조언했다. 남편에게도 “잘했어”보다 “우리 자기 대단하네”라고 말할 것을 권했다. 가족 사이의 인정과 칭찬이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언어 발달이 빨랐던 박 대표의 아이는 세 살 무렵부터 어른 말을 이해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고 한다. 어느 날 청소를 마치고 방에 들어갔다가 양말을 온 바닥에 펼쳐놓고 인형을 안고 웃고 있던 아이를 보게 됐다. “‘너 때문에 못 살겠어’라고 하니 아이가 ‘엄마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라고 해야지’라고 말했다”라며 “너무 기가 막혔는데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아이 말대로 “‘네 덕분에’라고 했더니 기적처럼 감정이 바뀌는 걸 느꼈다”라는 것이다.

박정연 대표는 “단어 하나가 감정의 방향을 바꾼다”라며 “육아는 그 작은 언어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여러분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그러리라 믿는다”라며 “오늘도 내일도 나답게 육아하는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겠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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