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A 다저스에도 애물단지 하나가 있긴 있는데…
김혜성(26, LA 다저스)은 19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 경기서 오랜만에 8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4경기만의 출전이었다. 5회에 우측 인정 2루타 한 방을 터트렸으나 7회말 1사 1,2루 찬스서 키케 에르난데스로 교체됐다. 마운드에 샌디에이고 좌완 완디 페랄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혜성의 올 시즌 좌투수 상대 4타수 3안타(1홈런)라는 데이터에도 교체된 건 더 이상 언급할 가치는 없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플래툰 사랑은 집요하다. 정확히 말하면 김혜성에게 플래툰을 적용하는 것도 아니다. 우투수가 나올 때도 선발 출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그냥 타율 0.386짜리 백업 멀티맨이다.
로버츠 감독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다저스는 초호화군단이다. 3+2년 2200만달러 계약의 김혜성은 저렴한 몸값이다. 방출하지 않는다면, 비싼 선수들을 써야 한다. 다저스 수뇌부와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올해 백업으로 세팅하고 시즌을 치르는 이상 이 기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선발 출전할 수 있었던 건 샌디에이고 선발투수가 우완 스테판 코렉이기도 했지만, 결국 주전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가 빠졌기 때문이다. 콘포토는 올 시즌 65경기서 타율 0.168 4홈런 13타점 26득점 OPS 0.582다. 6월에도 타율 0.150으로 시즌 내내 반등이 없다.
보다 못한 로버츠 감독이 콘포토에게 하루 휴식을 주면서 김혜성을 중견수로 쓰고 주전 중견수 앤디 파헤스를 좌익수로 내보냈던 것이다. 실제 로버츠 감독은 MLB.com 등 미국 언론들을 통해 콘포토 이슈로 김혜성이 더 많은 출전시간, 규칙적인 출전시간을 가질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콘포토의 부진이 무조건 김혜성의 많은 출전시간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면 로버츠 감독을 너무 모르는 것이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성향과 현실을 감안하면 김혜성이 콘포토 이슈로 외야에 자리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 콘포토도 1년 1700만달러(약 234억원)짜리 선수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김혜성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다. 다저스로선 콘포토가 부진하다고 방치할 수 없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타격감을 유지한다. 6월 들어 폭발적이진 않아도(당연히 폭발적일 수가 없는 출전 일지) 꾸준히 안타를 만들어낸다. 데뷔 2개월이 다 돼 가는데 3할대 후반의 고타율을 찍는 건 무조건 인정받아야 한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실수가 거의 없다. 급기야 MLB.com 전문가들로부터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 2위로 인정받았다.

이런 선수가 정작 팀에선 백업이라니.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김혜성이 다저스를 선택한 대가라고 하기엔, 로버츠 감독이 원래 그렇다고 위로하기엔 다소 가혹해 보인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다저스라서 그저 좋을까. LA 에인절스와 계약했으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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