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전 세계 산업에서 희토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은 6개월로 한정했다. 미중 무역 긴장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사실상 주요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희토류 독점을 이어가는 상황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을 6개월로 한정했다. 중국산 희토류는 자동차 모터와 산업용 로봇, 군사 무기에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전략 물자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의 수출 통제는 미국 제조업에도 위협을 가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 후 미국 산업계에서는 희토류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일부 공장은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전 세계 자동차와 항공우주, 반도체 업계 등은 생산 중단 등 공급망 큰 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전쟁에서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지렛대 삼아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맞불 관세에 이어 희토류 금속 및 자석의 대미 수출을 전면 중단하는 등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지자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G7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핵심 광물 공급을 보호하고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담은 초안에 합의했다. 의도적인 시장 교란으로 핵심 광물 부족 사태를 예측하고,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도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화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확대세션에 참석해 한국이 2024년 7월 이후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으로 활동하면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경제 성장에 있어 핵심광물 보유국들과의 양·다자 국제협력을 강화해야한다"며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호혜적 협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자"고 역설했다.
희토류의 약 50%를 중국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걸쳐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추세다. 산업계는 '탈(脫)중국'을 선언하며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해 베트남 정부와 함께 안정적인 현지 조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현재 희토류 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된 팀을 가동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미국에서 희토류 공급원을 확보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호주, 베트남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디스프로슘(Dy), 터븀(Tb),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등 중·경질 희토류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자원 확보 경쟁 속 자원 공급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곳도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희토류의 일종이자 방산 핵심소재로 알려진 안티모니의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 전략광물의 대미 수출량을 확대하며 한미 간 공급망 협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고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TMC(The Metals Company) 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로 향후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에서 제련하는 등 사업적 연계와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이번 신규 투자를 두고 미국 행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탈중국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멈춰있던 정상외교의 물꼬를 튼 만큼 재계 전반에서도 새 정부 기조에 맞춘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전략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하는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는 24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탈중국 공급망 협력 구체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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