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여의도 김희수 기자] 목마른 자들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현대캐피탈의 유망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녀부 통합우승 팀인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의 합동 축승연 행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진행됐다. 양 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일부가 참가한 이번 행사는 통합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두 팀이 지난 시즌의 영광을 함께 돌아보고 소회를 밝히는 뜻깊은 자리였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네 명의 유망주 손찬홍‧김진영‧임성하‧정태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모두 최근 대만과 필리핀에서 진행된 국제대회에 참석해 비시즌에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성장의 발판이 되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의미가 큰 대회들이었다.
잠시 마이크를 잡은 이들은 각자의 대회 참가 소감을 전했다. 먼저 정태준은 “대만과 필리핀을 다녀오면서 높은 레벨의 선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매 경기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는 소감을 전했고, 이어서 손찬홍 역시 “팀 내에서도 동료들에게 많은 걸 배우면서 성장하려고 하는데, 해외에서 또 다른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한 손찬홍과 정태준은 다음 시즌 만만치 않은 경쟁 구도에 뛰어들어야 한다. 베테랑 최민호와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 밧수는 물론 김진영-송원근까지 버티고 있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에서 살아남으려면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
두 선수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경쟁에 임한다. 먼저 정태준은 “바야르사이한을 포함한 우리 팀 동료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내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경쟁에 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런가하면 손찬홍은 “배구를 좀 늦게 시작했는데, 시작할 때부터 (최)민호 형이 우상이었다. 같은 팀에서 형과 함께 하며 많은 걸 배운다”며 리빙 레전드 최민호와의 경쟁이자 공존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한편 현대캐피탈의 충남대 듀오 임성하와 김진영은 나란히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임성하는 “시즌 때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대회에서 많은 경기를 뛰며 감각과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김진영은 “여러 나라 선수들과 상대하며 다양한 배구를 경험해볼 수 있었고, 경기에 대한 갈증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선수의 지난 시즌 경기 출전 기록이 그리 많지 않았다. 임성하는 26경기‧58세트에 출전했지만 대부분이 후위 세 자리 대수비였다. 본 포지션인 리베로 자리에는 박경민-오은렬이 버티고 있어 나서기 쉽지 않았다. 김진영은 11경기‧27세트에 나서 26점을 올렸다. 컵대회에서의 기세가 좋았지만 정태준의 급성장으로 인해 시즌 때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진영은 “컵대회 때 많은 기회를 받다가 시즌 때 점점 출전 기회가 줄었다. 그때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도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훈련 중”이라며 다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임성하는 최고의 동료이자 최악의 경쟁자인 박경민에 대해 “워낙 친한 형이자 동료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 형이 FA가 됐을 때도 오히려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형은 내 롤 모델이고, 옆에서 지켜보며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자신의 의젓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소중한 성장의 기회를 잘 살린 유망주들을 대표해 임성하가 마지막으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을 트레블로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모든 팀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출전 기회에 목이 말랐던 유망주들은 해외로 떠나 직접 기회의 우물을 팠다. 갈증을 해소하고 돌아온 이들은 이제 천안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더 큰 우물을 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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