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는 커리어 최고인데, 이닝 소화 뒤에서 두 번째라니…'K/9 9.14' 최원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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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우완 투수 최원태(삼성 라이온즈)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다. 다만 시즌 내내 비슷한 아쉬움이 반복되고 있다. 바로 이닝 소화다.

최원태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5승 4패 평균자책점 5.18이 됐다. 지난 10일 광주 KIA전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지만, 홈 대구에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 4경기는 '퐁당퐁당'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최원태는 지난 5월 17일 사직 롯데전 팔뚝에 공을 맞고 조기에 강판됐다. 이후 2군에서 휴식을 취했고, 29일 대구 롯데전 복귀해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챙겼다. 6월 4일 인천 SSG전 5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0일 광주 KIA전 6이닝 무실점으로 5승을 거뒀고, 이날 다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삼성 즉 자료에 따르면 최원태는 총 79구를 던졌고, 그중 50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넣었다. 50개의 스트라이크 중 16구가 한가운데로 형성됐다. 반대 투구는 총 17구가 나왔다, 그 중 직구가 10구를 차지했다.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삼성 라이온즈

이날은 흔들렸지만,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니다. 박진만 감독도 언제나 최원태의 구위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운다.

실제로 탈삼진 비율은 커리어 하이다. 올해 최원태의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는 9.14개로 가장 높다, 이닝당 1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11위다. 토종 투수만 따진다면 한화 문동주(10.15개), 롯데 박세웅(9.43개), KT 소형준(9.29개)에 이어 4위가 된다.

그런데 이닝 소화력이 유독 떨어진다. 지금까지 13경기에서 최원태는 총 66이닝을 소화했다. 13경기 이상 던진 투수 중 두 번째로 낮다.(키움 김윤하 62⅓이닝). 경기당 이닝으로 환산하면 5.08이닝이 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37명의 투수 중 32위다. 본격적으로 선발로 뛴 2017년 이후 두 번째로 나쁜 수치다.(2022년 4.98이닝)

탈삼진이 늘었기 때문일까. 탈삼진은 아웃까지 최소 3개의 공이 필요하다. 맞취 잡는다면 3개의 공으로 한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다.

이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9이닝당 탈삼진 비율 상위 10인과 하위 10인의 이닝당 투구 수(P/IP)를 비교해 보면, 상위 10인의 투구 수가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NC 라일리와 롯데 박세웅은 많은 삼진에도 투구 수가 많고, LG 임찬규와 삼성 원태인은 적은 삼진에도 효율적인 피칭을 펼친다. 단순한 비교지만 삼진과 투구 수의 상관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의 탈삼진 비율과 이닝당 투구 수 비교./마이데일리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의 탈삼진 비율과 이닝당 투구 수 비교./마이데일리

제구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이 4.50개로 커리어에서 가장 높다. 볼넷으로 주자를 쌓고 큰 것 한 방에 우르르 무너지는 패턴이 잦다. 박진만 감독도 최원태가 한 번 흔들리면 좀처럼 복구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원태도 "스트라이크가 한 번 안 들어가면 스트라이크를 다시 던지려고 몸이 움츠러든다. 그게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승패는 투수가 결정할 수 없다. 다만 이닝 소화는 능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KBO리그는 반환점을 돌기 직전이다. 남은 시즌 동안 최원태는 더 많은 이닝을 먹어치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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