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넷플릭스가 영상 더빙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1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인재캠퍼스에서 열린 ‘K-콘텐츠 글로벌 더빙 워크숍’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더빙팀은 자사 현지화 전략을 공개하고, 더빙이 감정과 문화까지 전달하는 핵심 기술임을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넷플릭스가 공동으로 개최한 ‘넷플릭스 프로덕트 데이즈’ 첫날 행사로, 콘텐츠 산업 종사자와 예비 창작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존 드미타 넷플릭스 영어 더빙 팀 시니어 매니저는 “영어는 더빙 시장에서 수요가 적었으나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급증하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 론칭 이후 북미를 넘어 다양한 지역에서 영어 더빙을 선호하는 시청자층이 확대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피지컬100>, <흑백요리사>와 같은 예능 콘텐츠 역시 영어 더빙으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정교한 캐스팅과 립싱크, 문화적 표현까지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베르토 그라나도스 넷플릭스 중남미 더빙 디렉터는 “라틴아메리카는 전 세계에서 더빙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 중남미에서 K-콘텐츠가 사랑받는 비결은 가족, 정의, 희생 같은 주제에서 비롯되는 정서적 공감대에 있다”며 “더빙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콘텐츠마다 평균 10개 언어, 최대 30개 이상 언어로 더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190여 개 국가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글로벌 스튜디오와 협업하며, 자막·더빙팀과 현지 문화 전문가들이 함께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라인’을 설계한다.
더빙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시청자에게 원작 감정선과 창작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 사례로 소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18개 언어로 더빙됐으며, 자장가 장면까지 노래로 번역해 감정선의 진정성을 살렸다. 이 드라마는 가족 중심 문화인 브라질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었고, 현지 삼바 가수 알시오니가 대표곡을 한국어로 부르는 영상이 공개되며 문화적 파급력이 확장됐다.
넷플릭스는 더빙과 함께 화면해설도 병행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협약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동 프로그램에서는 1100여 명이 단기 교육 과정에 참여했고, 제작 현장 인턴십과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통해 현지화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더빙은 멀티태스킹 환경에서도 콘텐츠 소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라며 “어린이, 고령층, 시각장애인 등 다양한 시청자가 언어 장벽 없이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더빙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