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형건설사들이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를 놓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강남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만큼, 수주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과 성남 은행주공 이후 다소 잠잠했던 수주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업지들은 대규모 공사비는 물론, 높은 상징성까지 지니고 있어 각 건설사들이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주요 프로젝트 확보를 통해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향후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핵심 사업지들에 대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이번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경우, 하반기에 예정된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대형 정비사업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업계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를 두고 다시 맞붙는다. 양사는 올해 초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도 경쟁을 벌인 바 있어, 이번 압구정 수주전은 사실상 리턴매치라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이번 수주전에서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를 재건축해 최고 65층, 총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2조4000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압구정에 자사 브랜드 홍보를 위한 프라이빗 라운지를 열며 기술력과 설계 차별화를 강조하고, 조합원 맞춤 금융 조건까지 제시하는 등 전방위적 접근을 택했다. 삼성물산 측은 "이 사업이 국내 주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대표 프로젝트"라며 "단순 시공을 넘어선 프리미엄 설계와 서비스를 갖춰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에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도 이번에는 반드시 수주를 따내겠다는 각오다. 조합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교한 설계와 제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으며, 시공 능력과 브랜드 파워를 모두 내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공사 입찰 공고는 오는 18일, 현장설명회는 28일이며, 입찰 마감은 8월11일로 예정돼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도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곳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8층 총 12개동 규모로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까지 포함된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사업에는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곳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송도 국제업무지구, 해운대 엘시티, 여의도 파크원 등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 경험을 강조하며, 이번에도 고급화 전략을 통해 조합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구에 본사를 둔 유일한 대형 건설사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용산 일대를 'HDC 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지역 밀착형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하반기에는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굵직한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굵직한 정비사업들이 다수 대기 중인 만큼, 건설경기 침체와는 별개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은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수주 실적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부가가치 지역을 선점한 건설사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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