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끝날 수도 있는데 그걸 막아내는 건…”
마무리투수가 꼭 세이브 상황에만 등판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동점이거나 근소하게 뒤지는 경우에도 등판한다. 포스트시즌은 말할 것도 없고, 정규시즌에도 그래야 할 때가 있다. 감독이 가장 믿는 마무리를 절체절명의 상황서 투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한화 이글스 마무리 김서현(21)은 남다르다. 김서현은 7~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잇따라 세이브 상황이 아닌, 가장 중요한 상황에 나가 제 몫을 했다. 7일 경기서는 2-2 동점이던 9회말에 등판, 선두타자 오선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까지 범해 무사 2루 위기에 몰렸으나 끝내 실점하지 않았다.
8일 경기서는 6-6 동점이던 8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윤도현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9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두 경기 모두 연장으로 향했고, 김서현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으나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김서현의 풀타임 마무리 첫 도전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32경기서 1승1패1홀드16세이브 평균자책점 1.71. 블론세이브는 단 1차례밖에 없다. 최형우에게 159km 포심과 147km 체인지업을 섞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더니, 패트릭 위즈덤에게 142km 슬라이더를 보여주고 158km 포심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김서현은 KBO리그에 매우 귀한 강속구 스리쿼터다. 정통파도 포심이 158~159km을 구사하면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 그러나 팔이 약가 비스듬한 높이에서 나오면서, 타자가 치기 매우 까다롭다. 여기에 140km대 초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구속, 궤적의 차이를 동시에 준다.
제구가 정교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마무리로 1이닝씩 전력투구하니 구위와 스피드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세이브에 성공하는 경험을 통해 요령까지 익힌다.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 한화가 올해를 기점으로 마무리 세대교체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20세이브의 박영현(KT 위즈)에게 4개 차로 뒤지지만, 추격 사정권이다.
김서현은 실링과 잠재력만 보면 한화 마무리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투수다. 역대 한화 클로저의 최다 세이브는 구대성의 214세이브, 2위가 정우람 2군 불펜코치의 197세이브다. 정우람 코치는 한화에선 135세이브를 따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가 끝날 수도 있는데 그걸 막아낸다는 건 그리고 우리가 1점차를 자꾸 이기는 건 선수들한테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 것이다. 서현이가 사실 어려운 상황, 1점차 세이브를 많이 했다. 서현이가 뒤에서 잘 해주고 있어서 득점력이 약해도 우리가 여기까지 힘 있게 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서현은 실제 1점차 리드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따낸 게 무려 여섯 차례다. 타선이 아무래도 다소 약한 만큼, 1점차를 지켜야 할 상황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웃으면서 “1점차로 이기는 것도 좋지만, 더 점수를 내고 이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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