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33년간 글로벌 D램 시장 정상에서 군림해온 삼성전자(005930)를 처음으로 눌렀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핵심 메모리로 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판도를 뒤집은 것이다.
업계의 관심은 이제 차세대 제품인 6세대 HBM인 'HBM4' 주도권 향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6.9%로, 삼성전자(34.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격차도 뚜렷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97억19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90억5700만달러로 7억달러 가까이 뒤처졌다.
삼성과 SK하이닉스 간 희비를 가른 핵심 변수는 HBM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최신 AI 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HBM3E(5세대) 수요가 폭증하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물량을 조기 매진시켰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올 2분기 전체 HBM 출하의 절반 이상, 하반기엔 80% 이상까지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HBM3E 12단은 8단 제품 대비 가격이 최대 60% 비쌀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이 아직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의 시선은 이제 HBM4로 옮겨가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HBM4가 내년 하반기부터 주류 제품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공급하고,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해 최종 납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최근 컴퓨텍스 행사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찾아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의 품질 인증과 함께 하반기 중 HBM4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HBM4는 작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품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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