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기회 더 주신다면, 다 잡아낼게요"
LG 트윈스 김영우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투구수 18구,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최고 구속은 155km.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LG의 선택을 받은 김영우는 염경엽 감독이 작정하고 키우고 있는 특급유망주. 150km 중반의 빠른 볼이 매력적인 김영우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한때 시즌 초반 LG의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떠올랐었다. 당시 '52억 마무리' 장현식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된 까닭이었다.
당시 애리조나에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없는 투수들은 항상 불안하다. 마무리는 힘으로 타자를 누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김)영우가 좋다면, 테스트를 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테스트를 해보고 첫 경기에서 통과가 된다면, 그렇게 갈 수도 있다(김영우는) 마운드 위에서 배짱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 김영우에게 마무리로 등판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이날 '필승조' 박명근과 김진성이 모두 휴식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3-1으로 경기를 리드하게 되자, 김영우에게 '중책'을 맡겨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슈퍼루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2점차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영우는 첫 타자 문현빈을 상대로 155km의 강속구를 던져 삼진으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런데 후속타자 노시환을 상대로 갑작스럽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묘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김영우는 채은성에게는 변화구만 고집하며 135km 커브로 삼진을 솎아냈고, 이어 나온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첫 세이브를 수확한 기쁨은 어땠을까. 경기 후 만난 김영우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승리, 홀드, 세이브를 하나씩 하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룬 것 같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더 기회를 주신다면, 다 잡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패기 있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이날 마무리 등판을 예상하진 못했던 김영우다. 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김)진성 선배님과 (박)명근이 형이 휴식이라고 알고 있어서 '마지막쯤에 등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정도만 하고 있었지, 세이브를 할 줄은 몰랐다"며 "3-1로 타이트한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계속 기회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게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무리를 제외하면 수많은 추격조, 셋업맨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는데, 클로저로 등판하는 느낌은 남달랐다고. 김영우는 "2-1에서 등판하는 것과 1점이 더 난 상황은 조금 다르다. (신)민재 선배님이 볼을 고르실 때부터 '점수가 나겠다'는 생각이었고, 한 점이 나와서 더 자신 있게 뿌릴 수 있었다"며 "마무리는 솔직히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무조건 똑같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그럼에도 생각보다 더 긴장되고, 아드레날린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이지강, 백승현, 김영우 등 유망주들이 "게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성공 체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날 김영우는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경기 후 사령탑은 "새로운 승리조인 이지강과 김영우가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그런 경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김영우의 첫 세이브 축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김영우는 정작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그 어떠한 압박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 코치님께서는 그런 압박, 프레셔는 안 주신다. '올라가서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연습한 대로, 이것 또한 경험이다 라는 생각해'라며 자신감을 불어주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이런 부분이 공을 던지는데 이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아서 항상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러 성공 경험을 통해 무럭무럭 성장해 나가고 있는 김영우, 지금의 흐름이라면 '신인왕'까지 노려볼 수 있을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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