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가 디즈니+ 흥행작 '카지노'를 편성했다. 이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MBC는 28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1, 2 전편이 MBC에서 방송된다. 시즌1은 오는 7월 한 달간 금·토 밤 10시에 방송되며 시즌2는 8월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고정 편성된다"고 알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무빙' 특별 편성의 'OTT 리사이클 모델'을 재현하겠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잡은 대호평작이라는 점과 최민식·손석구·이동휘 등 호화 출연진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점도 MBC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MBC 측은 "MBC는 콘텐츠 중심의 시청자 서비스를 지향한다. 글로벌 OTT와의 첫 협업 이후, 메가 히트작의 감상을 놓친 시청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했다. 검증된 작품을 엄선하는 전략적 큐레이션을 통해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권을 넓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드라마, 예능, 교양 등 기 계획된 자체 제작 콘텐츠의 편성은 변함없이 진행된다. 앞으로도 MBC가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보고 싶은 채널이 되도록 브랜드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MBC의 '카지노' 편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표현은 '고육지책'이다. 최근 MBC 드라마는 '바니와 오빠들'과 '맹감독의 악플러'가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시청률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당초 계획된 드라마를 미루는 방식으로 인위적인 예산 흑자를 달성하려는 경영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것이 내부에서도 나오는 목소리다.
실제 MBC 드라마본부 소속 PD 및 제작진 53명은 지난 4월 '카지노'의 자사 채널 편성에 반발하며 해당 편성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MBC가 '디즈니+ 재방송 전문 채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빙' 리사이클이 준 '달콤한 성과' 뒤에는 0 %대 드라마가 남았다. MBC가 '카지노'로 다시 한 번 외부 콘텐츠 수혈 전략을 택한 지금, '내부 제작 생태계 유지'라는 숙제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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