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활동으로 돈 벌기 쉽지 않아요"...예술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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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공연 한 번 하려면 대관료에 기획·제작비, 악기 운송비, 의상·메이크업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티켓은 대부분 지인들에게 초대권으로 제공하다 보니 수익은커녕 완벽한 적자죠. 공연으로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 같아요"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타악기 연주자 김씨(39)는 최근 자비로 공연을 열었다. 김씨는 "예술 활동에서 오는 뿌듯함과 기쁨도 있지만 예술 활동만으로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예술인들이 돈 걱정 없이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의 연평균 예술작품 발표 횟수는 2021년 3.8회에서 2024년 5.8회로 늘었고 연간 예술창작활동 소득은 평균 1055만 원으로 3년 전보다 360만 원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소득 없음'이 31%로 가장 높았고 △'500만 원 미만' 29.2% △'1000~2000만 원' 11.2% △'500~1000만 원' 10.2% 등 순으로 예술창작활동 개인 소득이 12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전체의 75.7%에 해당했다.

예술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 또한 4590만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6762만 원)보다 2000만 원 이상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업 예술인 비율은 52.5%로 2021년 대비 2.6% 감소했으며 전업 예술인의 61.7%는 자유계약자(프리랜서)였다. 또한 예술인 4명 중 1명은 한 번 이상 경력이 단절된 경험을 갖고 있었는데 '예술 활동 수입 부족(65.5%)'이 예술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처럼 예술 활동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예술인의 삶을 돕기 위해 지자체는 창작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예술인 기회소득, 창업 자금 융자, 공모전과 실무교육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인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경기도는 올해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을 통해 도내 예술인 1만5028명에게 연 150만 원을 지급한다. 이 사업은 예술 활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예술인의 창작을 장려하고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2023년 27개 시·군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 사업은 2025년에는 수원시를 추가해 28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지급 대상은 예술활동증명 유효자 중 중위소득 120% 이하의 만 19세 이상 예술인이다. 단,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술활동준비금 수혜자는 중복 신청이 불가하다.

강원도는 올해 처음 도입한 '예술인 창업·경영 자금 융자지원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인당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연 2% 이자를 3년간 도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신청 시작 한 달여 만에 사업 총액인 6억 원을 달성하며 불안정한 소득 탓에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예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하반기 잔여 대출 가능분에 대해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예술인들의 소득 보장뿐 아니라 공모와 교육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서울 강남구는 지역 예술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신진작가 지원전'을 공모 중이다. 이번 공모는 평면, 입체, 영상 등 시각예술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전시 경력이 개인전 3회 또는 그룹전 5회를 초과하지 않은 작가 또는 팀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함께 주민센터 내 갤러리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거주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지역 예술인의 실질적 진입 장벽을 낮췄다.

강원 춘천문화재단은 예술인 역량강화 아카데미 '아트라이트'를 통해 예술인의 권리 보호와 실무 역량 향상에 힘쓴다. △계약과 저작권 △세무·회계 △AI 시대의 예술 활동 등 실용적 주제로 구성된 교육은 예술인들에게 지속 가능한 창작을 위한 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은 오는 6월 9일, 10일, 12일 3일간 인생공방 달리학교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국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예술인의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하는 공적 자산인 문화 예술 활동에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청년 예술인들이 절망하지 않고 창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생계와 창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예술인들을 위해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마련하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이 더욱 확대돼야 할 때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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