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건 사실, 그렇지만 티 낼 수 없어" 아직 21세인데, 김도영은 이미 리더다…줄부상에도 KIA가 상승세를 탄 이유 [MD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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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김도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절대 티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도영 타이거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약속의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도영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석 5타수 2안타 1홈런 1고의사구 1득점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경기 연속 결승 홈런이다. 김도영은 전날(22일) 수원 KT전에서 3회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역시 8회 결승 투런포로 팀을 견인했다.

앞선 세 타석은 타격감을 조율했다. 1회 1사 1루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아웃됐고, 2회 2사 2, 3루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1사 1루에서 3루 땅볼로 1루 주자 박찬호와 자리를 맞바꿨다.

후반부터 김도영의 시간이 찾아왔다. 6회 주자 없는 2사에서 김도영은 김태훈과 7구 승부 끝에 2루타를 뽑았다. 삼성은 최형우를 고의사구로 내보냈고, 오선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KIA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김도영./KIA 타이거즈

약속의 8회 김도영이 찬란하게 빛났다. 8회 1사 이후 김규성이 우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김도영이 김재윤의 초구 145km/h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신고했다. 시즌 5호 홈런. 삼성 측 자료에 따르면 비거리는 무려 130m가 나왔다. 이어 KIA는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묶어 1점을 추가했다. 8회말 김영웅이 추격의 투런 포를 가동했지만, KIA는 마지막 1점을 지켜내며 승전고를 울렸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아시다시피 팀 상황이 그렇게 좋진 않다. 일단은 승수를 계속 쌓는 걸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귀중한 1승을 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 제 몫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상대 볼 배합을 읽어 홈런을 만들 수 있었다. 김도영은 "적극적으로 치는 게 제 스타일"이라면서도 "상대 투수(김재윤)가 초구 직구 비율이 거의 70% 가까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스트라이크) 존에 빠른 공이 오면 과감히 나가자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독 커다란 포효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김도영은 "팀 나이가 어려졌다. 그래서 큰 행동 하나로 팀의 사기가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 말고도 그만큼 기뻤다"고 덧붙였다.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말대로 '강제로' 선수단이 어려졌다. 나성범과 김선빈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투수 황동하는 교통사고를 당해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김도영은 "라인업만 봐도 선배님들께서 많이 빠졌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생기고, 지금까지 그냥 흘러갔다면 이제는 저도 감이 올라와야 한다. 그만큼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한다. 한 타석 한 타석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플레이한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KIA 타이거즈

인터뷰 도중 목에 선명한 부항 자국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묻자 김도영은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절대 티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겠지만 굳이 티를 안 내고 뛰려고 항상 생각한다. (저는) 더 이상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3년생인 김도영은 올해 21세가 됐다. 신참급 나이지만 사실상 팀의 리더가 됐다. 실력은 물론 마음가짐도 이미 베테랑의 그것이다. 김도영의 복귀 이후 KIA가 상승세를 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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