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경기 중반 일어난 벤치클리어링이 분위기를 바꿔 놓은 것일까. 두산 베어스가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 패색이 짙었던 NC 다이노스가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당겨진 비의 여파로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산과 NC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팀 간 시즌 4차전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 선발 라인업
NC : 한석현(중견수)-김주원(유격수)-권희동(좌익수)-박건우(지명타자)-김형준(포수)-천재환(우익수)-김휘집(3루수)-도태훈(1루수)-김한별(2루수), 선발 투수 로건 앨런.
두산 : 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김기연(포수)-오명진(유격수)-강승호(2루수)-임종성(3루수), 선발 투수 콜 어빈.



이날 양 팀의 맞대결은 외국인 선수들이 마운드에 오른 만큼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먼저 피칭에 나선 '메이저리그 28승' 에이스 콜 어빈은 1회부터 김주원과 권희동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으나, 더블스틸을 틈 탄 홈스틸을 막아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첫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등 3회에도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어빈이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은 것은 4회였다. 4회초 선두타자 김주원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권희동에게 볼넷, 박건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까닭. 하지만 이어 나온 김형준과 무려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51km 직구로 삼진을 솎아낸 뒤 천재환의 안타성 타구 때는 유격수 오명진의 다이빙캐치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탈출했다. 그리고 5회에는 도태훈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김한별과 한석현을 묶어내며 다시 한번 무실점을 마크했다.
로건도 어빈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로건도 1회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김재환을 3루수 팝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2회에는 강승호와 임종성에게 연속 안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흐름을 탄 로건은 3회 양의지-양석환-김재환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중심 타선을 깔끔하게 요리했고, 4회에도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투수전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균형을 먼저 무너뜨린 쪽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이 2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제이크 케이브의 연속 안타로 마련된 1, 3루에서 양의지가 로건을 상대로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6회초 양 팀의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4회초 박건우가 어빈의 149km 직구에 왼쪽 옆구리를 맞았다. 당시 박건우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한 뒤 어빈을 지긋히 바라봤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냈다. 그러나 6회초 다시 한번 149km 직구가 머리 쪽을 향해 날아오자, 박건우가 뚜벅뚜벅 마운드를 향해 걸어나갔고, 이때 양 팀 선수들이 쏟아져나왔다.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다. 두산의 고토 고지 수석코치와 양석환, 김기연 등이 박건우에게 고의성이 없다는 의사와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내 양 팀 선수들은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NC가 경기 막판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의 승리까지는 아웃카운트가 단 4개 밖에 남지 않았던 상황이다.
NC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한별이 바뀐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안타를 친 뒤 폭투로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에 두산은 2사 2루에서 김택연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내린 비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김택연은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고,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에 두산 벤치가 김택연을 내리고 최지강을 투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NC는 2사 1, 2루에서 권희동이 동점타를 쳐 1-1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양 팀은 정규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연장 승부에 돌입하는 듯했는데, 9회말 두산의 공격이 종료된 직후 오후 9시 50분을 기준으로 경기가 우천 중단됐다. 당초 비는 24일 새벽부터 내릴 것으로 예보됐었는데, 갑작스럽게 빗줄기가 앞당겨진 여파였다. 그리고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빗줄기가 24일로 연결되면서, 결국 강우 콜드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